ADVERTISEMENT

이번엔 미국발 ‘어닝쇼크’ 오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8면

'1분기 어닝(기업실적발표) 시즌'이 다가왔다.투자자들은 그러나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앞선다.1분기 국내 대표기업들의 실적 회복은 예상보다 더딜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어닝 쇼크'에 대한 불안감은 미국이 좀 더 큰 상황이다.전문가들은 올 1분기 미국 기업 실적 증가세가 13분기 만에 한 자릿수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걱정한다.미 기업의 부진한 성적은 경기둔화 우려와 더불어 세계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악재가 될 소지가 높다.

◆회복 조짐은 보이지만=SK증권이 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주요 135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적 전망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이 1분기에 확실하게 좋아진다고 확신하기 어렵다.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 늘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순익은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매출액 역시 6.7% 늘겠지만 증가세는 지난해에 못미칠 것으로 내다 봤다.

특히 정보기술(IT)분야는 3분기쯤 가서야 기지개를 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 증권사 전우종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기가 둔화하는 추세에 있는 데다 주력 시장인 중국 역시 성장률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영업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 금융정보제공업체인 Fn가이드가 유가증권시장 상위 1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증권사들의 실적 예측치 역시 그리 밝지 않다.Fn가이드는 특히 대표주자격인 IT와 자동차 업종의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순익이 당초 예상보다 10% 줄어든 2조75억원으로 예상됐다.현대차 순익도 예상치를 12% 가량 밑도는,4602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커지는 미국발 '어닝 쇼크'=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한.미 증시의 상관계수는 0.6으로 지난해(0.42)보다 부쩍 커졌다. 그만큼 우리 증시가 미국 증시의 영향을 많이 탄다는 얘기다.이런 미국 증시가 요즘 실적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기업 실적(S&P500기업 기준)증가세는 최근 14분기 만에 최저 수준인 4.3%에 그칠 전망이다.올해 전체로도 미국기업의 실적 증가세는 6.6%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증가세(16%)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대신증권 천대중 연구원은 "만약 미 연방준비위원회(FRB)가 현재 미국 경기에 대한 판단을 지난 1월 말보다 나쁘게 볼 경우 실적 부담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자칫 미국의 어닝시즌으로 전세계 주식 투자자들이 또 한번 큰 홍역을 치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표재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