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기업실적발표) 시즌'이 다가왔다.투자자들은 그러나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앞선다.1분기 국내 대표기업들의 실적 회복은 예상보다 더딜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어닝 쇼크'에 대한 불안감은 미국이 좀 더 큰 상황이다.전문가들은 올 1분기 미국 기업 실적 증가세가 13분기 만에 한 자릿수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걱정한다.미 기업의 부진한 성적은 경기둔화 우려와 더불어 세계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악재가 될 소지가 높다.
◆회복 조짐은 보이지만=SK증권이 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주요 135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적 전망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이 1분기에 확실하게 좋아진다고 확신하기 어렵다.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 늘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순익은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매출액 역시 6.7% 늘겠지만 증가세는 지난해에 못미칠 것으로 내다 봤다.
특히 정보기술(IT)분야는 3분기쯤 가서야 기지개를 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 증권사 전우종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기가 둔화하는 추세에 있는 데다 주력 시장인 중국 역시 성장률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영업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 금융정보제공업체인 Fn가이드가 유가증권시장 상위 1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증권사들의 실적 예측치 역시 그리 밝지 않다.Fn가이드는 특히 대표주자격인 IT와 자동차 업종의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순익이 당초 예상보다 10% 줄어든 2조75억원으로 예상됐다.현대차 순익도 예상치를 12% 가량 밑도는,4602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커지는 미국발 '어닝 쇼크'=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한.미 증시의 상관계수는 0.6으로 지난해(0.42)보다 부쩍 커졌다. 그만큼 우리 증시가 미국 증시의 영향을 많이 탄다는 얘기다.이런 미국 증시가 요즘 실적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기업 실적(S&P500기업 기준)증가세는 최근 14분기 만에 최저 수준인 4.3%에 그칠 전망이다.올해 전체로도 미국기업의 실적 증가세는 6.6%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증가세(16%)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대신증권 천대중 연구원은 "만약 미 연방준비위원회(FRB)가 현재 미국 경기에 대한 판단을 지난 1월 말보다 나쁘게 볼 경우 실적 부담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자칫 미국의 어닝시즌으로 전세계 주식 투자자들이 또 한번 큰 홍역을 치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표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