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극 바람부는 TV드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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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TV드라마에 전작제바람이 강하게 불고있다.
그날그날 대본을 받아 촬영하기 바쁜 기존의 제작방식과는 달리 전작제는 작품을 미리 만들어놓고 방송하는 식이다.
특히 10부작이상의 드라마에는 전무했던 이같은 제작풍토가 최근 새롭게 생겨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다.
대표적인 작품들로는 MBC-TV의 『여명의 눈동자』『동의보감』, KBS-TV의『교토 25시』『삼국기』등이 있다.
참신한 바람으로 평가받는 전작제 풍조의 선두주자는 『여명의 눈동자』.
연출자와 출연자등 제작진의 땀이 화면에 배어있는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있다.
『동의보감』은 초반의 부진을 씻고 차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명소설의 인기에 따르는 기대에 못미쳐 시작이후 상당기간 고전하기도 했으나 중반이후 극의 묘미를 살리면서 보는 이의 공감을 얻고있다.
이들 드라마는 전작제의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관심을 모았었다.
제작자들은 드라마 발전의 디딤돌이 될 이 두 작품이 성공을 거둠으로써 전작제 경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작의 승리로 봐야죠. 늘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시청률을 의식해야하는 부담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했는데 다행입니다. 앞으로 계속해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바람직한 방향 아닙니까.』
드라마의 규모·내용·촬영기법등 전반적인 수준 향상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제작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들은 또 연출자끼리의 전작제 경쟁에 따른 볼만한 작품이 계속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토 25시』는 지난 4월 준비작업을 마치고 일본 교토·도쿄·오사카등지에서 촬영했다.4일부터 방송된 이 드라마는 세계에서 제일 친절한 MK택시를 세운 재일동포 유봉식씨의 기업정신을 조명한다. 16부작으로 내년 1월말까지 방송될 예정.
1백% 사전제작이 어려운 현실에서 완성된 대본을 바탕으로 촬영의 절반을 넘었을때 전작제 드라마로 보는게 국내 TV드라마계의 실상이다.
이같은 사정을 감안할 때 이들 작품은 국내 드라마 제작환경의 새 장을 열었고 내용도 알차 TV드라마 변화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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