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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은 물의 날 … 녹색댐 중요성 되새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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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고 산업화에 필요한 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는 1960년대 말부터 소양강댐.충주댐 등 대형 댐을 많이 만들었다. 대형 댐은 연간 물 자원 이용량의 약 58.4%인 177억t을 공급한다. 인공댐은 단기간에 많은 양의 물 자원을 확보할 수 있고 홍수를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인공댐이 주는 혜택보다 사회.환경적 피해가 더 큰 관심의 대상이다. 환경의식이 높아지면서 환경단체와 수몰 예정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댐 건설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대형 댐을 대체.보완할 수 있는 물 자원 확보 방안이 절실한 문제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방안은 친환경적인 중소형 댐이나 지하댐 건설, 지하수 개발, 빗물 및 하수의 재이용을 꼽을 수 있다.

더 중요한 일은 기존 인공댐을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인공댐은 대부분 숲으로 덮여 있는 상류 유역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채워진다. 숲은 맑은 물을 공급하는 또 하나의 댐, 즉 '녹색댐'이다. 숲은 우리에게 물을 다스리는 지혜를 가르쳐 준다. 숲은 빗물을 토양 깊숙이 분산시켜 갈무리했다가 서서히 맑은 물을 흘려보낸다.

인공댐과 마찬가지로 녹색댐도 잘 관리해야 기능을 유지하고 높일 수 있다. 숲 가꾸기는 녹색댐 관리의 기본이다. 솎아베기와 가지치기는 숲이 낭비하는 물을 줄인다. 가꾼 숲에선 햇빛이 바닥에 도달해 다양한 수종과 풀이 자라게 하고 토양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부드러워진 이런 토양은 빗물을 시간당 250㎜까지 흡수했다가 서서히 내보낸다. 지속적으로 가꾼 숲은 시간이 지날수록 녹색댐의 기능을 충실히 하게 되는 것이다.

김경하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