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교통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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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북한과 외부세계를 연결하는 교통망으로는 항공편과 철도편이 있다. 물론 해상교통망도 구축되어 있지만 화물운반에 중점을 두고 있어 대중교통망으로서의 역할을 거의 못하는 실정이다.
북한의 민용 항공국이 운영하는 정기 국제항공노선은 현재평양∼모스크바∼베를린, 평양∼모스크바∼소피아, 평양∼하바로프스크, 평양∼북경등 모두 4개노선으로 4개국 5개 도시와 연결되어 있다.
북한이 국제항공노선을 처음으로 개설한 것은 1954년 5월. 북한은 46년 12월 소련의 지원으로 「북조선항공건설위원회」를 발족시키고 46년12월에는 소련과「조선항공운수주식회사에 관한 의정서에 조인했다. 이 의정서에 따라 평양∼심양(중국)∼치타(소련)간을 쌍발 프로펠러기 IL-2로 주2회 운항한 것이 첫 국제항공노선이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소련의 장비와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터라 북한이 독자적으로 국제항공을 운영한 것은 아니었으며 55년9월에 가서야 자체적으로 국제항공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뒤 북한은 58년12월에 소련과 평양∼모스크바노선을 개설하는 협정에 조인하고 이듬해인 59년3월부터 소련이 제작한 TU-104항공기로 평양∼모스크바간을 정기 운항하기 시작했다.
78년부터는 이 노선에 소련의 최신형 장거리여객기인 IL-62및 TU-154기를 투입, 종래 중국국경을 넘어 치타·이르쿠츠크 등에 중간기착하던 것에서 벗어나 평양∼모스크바간의 직항노선으로 바꾸고 운항횟수도 주2회로 늘렸다.
그리고 북한은 80년대 중반이후 평양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남에 따라 평양∼모스크바 노선중 1편은 87년11월부터 베를린까지 연장, 취항하고 있으며 다른 1편은 89년11월부터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까지 연장운항하고 있다.
평양∼모스크바∼소피아간 정기항로는 북한의 민용 항공국과 불가리아 민간항공사인 「발칸」합의에 따라 개설됐다. 매주 월요일 오후2시10분 평양을 출발해 수요일 오후3시50분 평양으로 돌아오도록 돼있는 이 노선에는 소련제 TU-154여객기가 취항하고 있다.
평양∼하바로프스크 노선은 75년9월에 개설됐다. 이 노선의 개설로 북한은 하바로프스크에서 일본항공을 이용, 당일로 일본에 도착할 수 있게되어 일본과의 인적교류가 원활해졌다.
또 북한에서 생산된 채소·과일등을 소련극동지역으로 수송하는 일도 손쉬워졌다. 북한은 이 노선에 AN-24기를 투입해 주1회 운항하고 있다.
평양∼북경노선은 58년 2월 조인된 「북·중 항공운수협정」에 따라 개설됐다. 이에 앞서 북한과 중국은 53년 12월 조인한「조선항공운송회사 사업개시에 관한 의정선에 따라 53년 5월18일부터 평양∼심양간을 주2회 운항했었는데 평양∼북경노선은 이 노선을 연장한 것이다. 당시 이 노선에는 북한이 IL-2기를, 중국이 영국에서 도입한 24인승 바이카운트기를 취항시켰다.
북한의 민용 항공국에서 운영하는 4개 국제항공노선외에는 소련 국영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사가 모스크바∼평양, 하바로프스크∼평양간을 각각 주1회씩 2회 운항하며 중국민항도 북경∼평양간을 주l회 운항하고 있다..
아에로플로트사의 모스크바∼평양노선 기종은 IL-62이며 하바로프스크∼평양노선의 기종은 TU-154다. 그리고 중국민항의 북경∼평양노선의 기종은 트라이던트다.
따라서 북한과 외부세계를 연결하는 정기국제항공노선은 북한 민용 항공국의 4개 노선과 소련·중국항공사의 3개 노선을 포함해 모두 7개 노선이 8회 운항하는 셈이다. 북한은 이 같은 정기노선 이외에 부정기항로로 평양에서 동구·중동·아프리카지역을 취항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동구국가들의 체제변화와 아프리카 등지에 대한 외교비중약화 등에 따라 뜸해진 상태다.
외부세계에서 항공편으로 북한에 들어가는 유일한 창구가 55년에 건설된 순안비행장이다.
북한은 87년께부터 순안비행장 근처에 「평양국제비행장」건설을 추진했는데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사진척에 대해 별반 알려진 바가 없다.
한편 국경철도망은 신의주∼단동통과노선, 만포∼집안통과노선, 남양∼도문통과노선등 3개의 중국국경철도와 두만강∼핫산통과노선의 소련국경철도노선이 있다. 이들 노선은 대체로 화물수송로로 활용되고 있으며 여객노선은 신의주∼단동통과노선을 북경과 모스크바로 연장운행하고 있다.
평양∼북경노선의 총운행시간은 23시간이며 주2회씩 운행하다 86년부터 주4회로 증설했다. 평양∼모스크바노선은 신의주를 거쳐 심양∼하얼빈∼치타를 경유하여 모스크바까지 1백56시간 걸리며 주1회 운행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전체 화물수송량과 여객수송의 50% 이상을 중국·소련과 연결된 국경철도망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UNDP(유엔개발계획)에 의한 두만강하구 개발계획이 본격화될 경우 소련의 시베리아개발 일환으로 추진되는 BAM철도와 연계하여 두만강∼핫산을 연결하는 국경철도망의 활용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해상교통망으로는 대소정기화물노선으로 청진∼블라디보스토크노선과 해주∼마가단노선등 2개노선이 운영되고 있으며 대중국 항로로 남포∼상해노선이 64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62년이후 일본과도 민간상사와 개별적으로 정기 선박개설에 관한 계약을 해 청진·함흥·남포항과 일본의 대만·신호·동경·장기등 간에 항로가 개설·운영되고 있으며 북한의 삼지연호(8천t급)·만경봉호(5천t급)가 원산∼신사간을 월3∼4회 정기운항(운항시간 23시간)하고 있다.<유영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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