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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문화연 발족 의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서강대 박홍총장, 전가톨릭대학장 정의채 신부, 시인 김지하씨등 평소 생명의 고귀함을 강조해온 각계의 명망있는 지식인들이 모여 만든 「생명문화연구소」가 4일 문을 열었다.
서강대 부설연구소로 개설한 이 연구소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생명경시풍조의 원인과 대책을 다학문적으로 규명하고 그 해결책을 찾는 사업을 펼치게된다.
성경 요한복음의 「세상의 생명을 위하여」라는 구절을 연구소표어로 삼고있는 「생명문화연구소」는 페놀오염·환경공해등 자연에 대한 파괴에서부터 최근 잇따른 인신매매, 어린이유괴, 분신자살이나 대구나이트클럽 방화사건, 여의도 살인폭주사건등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줬던 각종사건에 이르기까지 현대사회의 생명경시사상에서 비롯된 병리현상에 대한 폭넓은 반성에서 뜻있는 지식인들이 모여 발족케된 것.
「생명문화」라는 연구주제로 세계최초로 설립된 이 연구소에는 김수환추기경·김성수대한성공회주교·한경직목사등 종교계인사와 김종운서울대총장을 비롯한 전국 13개 대학총장등 학계인사들이 고문으로 참여한다. 초대소장은 그동안 존재론적 차원에서 생명의 의미를 연구해온 철학자 정의채신부가 맡을 예정.
이 연구소에는 앞으로 철학·문학·심리학·인간학·자연과학등 각계 전문가들이 운영위원으로 참여, 개별학문으로 진행되어온 「생명론」을 하나로 묶음과 동시에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생명존중사상도 연구하게 된다.
이를 위해 올 연말부터 생명경시풍조의 원인을 캐는 대규모 세미나를 개최하고 한국인의 생명관을 파악해보는 여론조사등을 실시할 예정이며 모든 연구결과를 단행본으로 엮어 일반인들에게도 보급할 계획이다.
박홍총장은 『생명 경시풍조는 그 병상이나 증세보다 치유책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 연구소가 앞으로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생명가치를 찾아내기 위한 실제적인 활동을 벌이게 될것』이라고 밝혔다.
가톨릭계에서 올해를 「생명수호의 해」로 정한 것에 발맞춰 출범한 이 연구소는 「생명의 참 가치를 깨닫고 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홍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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