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투자' 10년간 1조 … 중·일은 1년 3조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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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11일 중국이 세계 우주과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상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859㎞ 상공에 떠 있던 자국의 낡은 통신위성을 격파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경악했다. 그 정도 기술이면 우주 상공의 다른 나라 위성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중국은 내년에 세 번째 유인우주선인 선저우(神舟) 7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소련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2003년 10월과 2005년 10월에 각각 유인우주선 선저우 5호와 6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야심 찬 '우주 공정'=중국 우주항공국은 앞으로 5년간 태양풍.우주기상.오로라 등을 관측하는 콰푸 공정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2012년에는 '콰푸 A호'를 지구 상공 150만㎞ 궤도에 올리고 '콰푸 B1'과 '콰푸 B2호'를 차례로 발사할 예정이다. 프로젝트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한 세대 이상을 내다보고 추진되고 있다. 달 탐사 계획은 2004년부터 2025년까지 21년간 공을 들이는 작업이다. 탐사는 네 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2004~2007)에선 탐사선을 달 궤도에 발사해 각종 자료를 수집한다. 2단계(2008~2012) 목표는 달 착륙이다. 3단계(2013~2017)는 우주왕복선 개발이 목표다. 마지막 단계(2020~2025)는 유인 달 착륙선을 개발해 달로 보내는 것이다.

'베이더우(北斗)' 란 이름의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이 독점하고 있는 GPS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이다. 2011년 마무리될 이 프로젝트는 모두 35기의 항법 위성을 띄워 전 세계를 커버한다는 것이다.

◆통 큰 투자와 장기 계획의 결실=중국의 우주 개발이 이렇게 속도를 내는 것은 체계적인 전략과 막대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국 정부는 1986년부터 기초과학 육성을 위해 '863 횃불 계획'을 진행해 오고 있다. 교육부는 세계 100위권 연구기관에서 1000명의 최고급 두뇌를 중국 100개 대학에 배치한다는 '111 공정'을 지난해 출범시켰다.

투자도 활발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은 지난해 1360억 달러(약 130조원)로 일본(1300억 달러)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미국(3300억 달러)에 이어 세계 2위가 된 것이다. 중국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3%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달 탐사 프로젝트의 수석 과학자인 어우양쯔위안(歐陽自遠) 중국과학원 원사는 최근 "창어 1호에 사용된 모든 부품과 장비는 중국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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