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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초등생 유괴범 유수지에 산 채로 던져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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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1일 오후 1시30분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유괴된 박모(8.초등 2년)군은 산 채로 포대에 담겨져 오염된 유수지(遊水池.홍수 때 하천 수량 조절을 위해 만든 인공 저수지)에 수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기사 8면>

범인 이모(29)씨는 16일 경찰에서 "박군을 납치하자마자 살해 장소를 찾아 부천.시흥.인천 등을 다니다 오후 11시쯤 인천 남동공단의 유수지에 이르러 포대에 담은 박군을 물속에 던졌다"고 자백했다. 11개월 된 자식까지 두었는데도 범인이 돈을 뜯어내기 위해 죄없는 어린이를 잔인하게 살해한 인면수심(人面獸心)을 접한 시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처음부터 박군을 살해하기 위해 유괴 후인 오후 6시30분쯤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의 한 카센터에서 포대 4개를 구입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를 토대로 이씨를 추궁한 결과 지난 8일 범행 계획을 세울 당시부터 어린이를 납치하면 부모 인적사항을 알아낸 뒤 살해하고 시신을 버려 완전범죄를 노렸음을 밝혀냈다.

이씨는 경찰에서 "혼자 있는 어린이를 상대로 길을 물어보는 척 접근한 뒤 견인차에 납치해 집 전화번호 등을 알아내고 협박에 필요한 아이의 목소리를 휴대전화에 녹음한 뒤 살해해 버릴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범인은 계획대로 11일 오후 1시30분 송도국제도시에서 박군을 납치한 뒤 비닐테이프로 결박한 뒤 오후 7시쯤 소래대교 부근에서 "아빠 보고 싶어요" "아빠 나 (집에)데려다 준대" 등의 목소리를 녹음했다. 그리고 오후 11시쯤 박군을 유수지에 던져 살해했다.

경찰은 1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박군에 대한 부검을 의뢰한 결과 입에 거품이 있어 "익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받아 이씨를 상대로 살해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부검 결과 외상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군은 16일 오후 인천 부평구의 인천가족공원에서 화장돼 공원묘원에 유골이 안치됐다.

인천=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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