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몸값 "인플레시대"|정민태 2억 이상 요구…태평양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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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미팀에 갈 수도" 엄포>
고졸선수들의 턱없는 계약금요구(4억∼5억원)로 태평양은 1번으로 지명한 대어 정민태(한양대)의 몸값이 자동 인플레 되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연세대·홍익대로 진로를 정한 임선동(휘문고)과 손경수(경기고)가 LG·OB에 각각 수억 원씩 몸값을 요구하자 국가대표출신 올 최고 신인인 정도 계약금을 2억원이상으로 상향조정.
정은 지난 90년 박동희가 롯데와 맺은 프로최고 신인계약금(1억4천만 원)의 2배 정도는 받아야 된다고 공공연히 밝혀 태평양을 긴장시키고 있다.
정은 태평양이 자신의 몸값에 상응하는 계약금을 제시하기 않을 경우 현재 스카우트 제의가 있는 미국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행을 택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정은 지난 88년 무릎수술로 최소한 방위복무판정은 받을 수 있어 주가는 더욱 치솟을 전망.
정은 부득이할 경우 유학형식을 통해 미국프로구단에 입단할 계획마저 세워놓고 있다.

<사회 문제화될지도>
구단마다 선수단 규모를 축소하기 위한 감원선풍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2군 리그 출범, 고졸 신인 대량 스카우트 열풍으로 70∼80명선의 선수들을 끌어 모았던 8개 구단은 올해 60∼70명선으로 선수단을 축소할 계획이어서 팀당 최소한 10명 정도의 선수가 유니폼을 벗게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에는 지난해 갓 입단한 고졸신인들도 30∼40명 포함돼 있어 앞길이 막막한 상태로 8개 구단의 무분별한 스카우트는 사회문제로 번질 지경에 이르렀다는 평.
이밖에 김재박(37) 이광은(36·이상 LG), 계형철(38·OB), 유승안(36·빙그레), 김윤환(34·태평양)등 노장들은 구단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선수생활 마감」을 통고 받거나 코치로 변신을 요구받는 등 타의로 유니폼을 벗게됐다.

<선진 야구도입 열올려>
92년도 한국프로야구마운드는 미국·일본 등 선진기술의 대결장이 될 전망이다.
현재 8개 구단중 삼성·LG가 미국인 코치 마티·패튼 등을 투수코치로 영입, 활발한 기술훈련을 벌이고있고 쌍방울도 지난해 마티 코치를 불러 동계훈련기간 중 투수진을 훈련시킨바있어 이들 3개 구단은 미국의 기술을 중점적으로 익혔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올 시즌 재 계약한 OB의 나카니시배터리 코치, 그리고 해마다 동계훈련때면 내한, 빙그레 투수들을 돌보는 이나오 코치, 롯데의 인스트럭터 고가 코치 등은 일본프로야구 출신의 지도자들이어서 대조적.
따라서 내년시즌 한국프로야구의 마운드대결은 미·일 야구 대리전이 될 것이라는게 야구계 참새들의 전망.
특히 올해는 한일슈퍼게임의 충격으로 팀마다 투수들에게 변화구를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어 어떤 공이 선보이게 될지 벌써부터 흥미를 끌게 하고있다.
그러나 8개 구단중 투수력이 강한 해태나 태평양은 순 국산(?) 투수 코치들의 지도로 동계훈련을 끝낼 예정이어서 이들 3개 그룹이 벌이는 마운드대결은 한·미·일의 3파전이 될 듯.

<2차 지명 희비 엇갈려>
내년도 프로야구전력 판도는 2차 지명된 선수들과의 계약성공여부에 달러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
영구지명권을 갖는 1차 지명과는 달리 2차 지명은 보유권리가 1년뿐이어서 계약에 실패할 경우 지명권만 날려 전력보강에 큰 차질을 빚게된다.
쌍방울은 영남대의 거포 양준혁을 두 번째로 지명했으나 양이 상무행을 택해 자충수를 둔 셈.
반면 연고구단인 삼성과 양에게 사전 접근했던 OB는 양의 의도를 일찌감치 파악, 다른 선수를 지명해 알찬 수확을 거둬 대조.<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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