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색소폰 부는 힘 키우려 열심히 운동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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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정상급 퓨전재즈그룹 '포플레이'의 드러머 하비 메이슨이 극찬한 일본의 색소폰 연주자 고바야시 가오리(25). 우연히 그의 2집 앨범 '파인(Fine)'을 들은 메이슨은 "젊은 여성의 연주인지 상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감탄했다.

고바야시는 빼어난 실력에 깜찍한 외모까지 갖춰 '색소폰의 요정'으로 불린다. 프로모션차 방한한 지난해 여름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라이브 연주를 했을 때 그의 이름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키라키라(Kira-Kira)'와 '에너지(Energy)'가 당시 라이브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가 18일 서울 백암아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3집 앨범 '글로(Glow)' 발매 기념 콘서트 투어의 첫 무대를 한국에서 꾸민다. 2005년 데뷔 때 "기교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지난해 2집 앨범에서 말끔히 씻어낸 그는 이번에 무려 8곡의 자작곡을 내놓으며 한층 성숙한 작곡 실력을 뽐냈다.

고바야시는 고교 2학년 때 색소폰을 부는 남성 연주자의 모습에 매료돼 색소폰을 잡게 됐다. 원래 클래식 연주자를 꿈꿨으나, 재즈의 매력에 빠져 고교 3학년 때 재즈로 방향을 틀었다. 일본 재즈계의 '기대주'로 떠오른 그를 전화로 만났다.

-색소폰은 남성적인 악기다.

"여성 연주자는 남성에 비해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부분으로 보완해 줘야 한다. 여성의 섬세함과 부드러운 감성이다. 남성이 생각하는 실연의 노래와 여성이 생각하는 실연의 노래는 다르다. 슬픈 곡이라도 여성이 느끼는 슬픔으로 연주하면 느낌도 달라진다. 그래도 색소폰을 연주하려면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운동을 하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

-색소폰의 매력은 뭔가.

"처음 들었을 때 바로 감동했다. 그러나 당시 치열 교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색소폰을 연주할 수 없어 대신 플루트를 시작했다. 나중에 플루트를 그만두고 색소폰을 처음 불었을 때 내게 딱 맞는 악기라고 생각했다. 플루트는 내쉰 숨의 절반밖에 악기에 들어가지 않는데, 색소폰은 내쉰 숨이 전부 들어가기 때문에 부는 느낌이 좋다."

-'색소폰의 요정'으로 불린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청바지 위에 하늘거리는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게 된 것 같다. 그렇게 불러주신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한국 팬과의 첫 만남은 어땠나.

"일본 관객은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음악이 좋아도 박수를 안 치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 관객은 연주 시에도 좋은 대목이 나오면 박수를 치거나 성원을 보낸다. 한국은 축구 응원뿐 아니라 뭐든지 정열적인 것 같다."

-대중이 좋아하는 곡과 자신이 좋아하는 곡이 다를 것 같다.

"역시 대중은 쉬운 멜로디의 곡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쉬운 멜로디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3집 앨범에서도 사람들은 '익스플로어 더 필드(Explore the Field)'를 좋아하지만, 나는 '패싱 래인(Passing Lane)'을 더 좋아한다."

-시도해 보고 싶은 음악이 있다면.

"클럽사운드(일렉트로닉) 같은 음악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그리고 작곡에도 더 욕심을 내고 싶다. 다음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 힘으로 만들려고 한다."

-한국에 남성 팬이 많다. 좋아하는 스타일은.

"깔끔한 마스크의 남자를 좋아한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현빈 같은 스타일이랄까."(웃음)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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