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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황당 문자메세지 사건의 전말은?

중앙일보

입력

이런 게 정말 오해의 결정판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나 할까? 어제 새벽부터 오늘 오후까지 있었던 일명 ‘아빠 전화주세요’ 문자 메시지 사건의 전말을 소개한다.

평소 내 휴대폰으로 날아오는 대부분의 스팸 문자 메시지는 대충 이런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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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스팸문자는 집에서 뮤(아내)가 오해하기 딱 좋은 내용이다. (저건 이미 오래전에 스팸이라고 말해 줬지)

어제 새벽에 자다가 2시쯤 깼는데 휴대폰이 자꾸 삑삑거리길래 봤더니 문자가 와 있었다. 확인해 보니 “아빠 전화주세요 ㅋ 알달아질까봐 ㅋㅋ 꼭 전화주세용~”

이거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나. 아빠 전화주세요? 내 아들이란 소린가? 전화를 달라고 ?

지금 카라양 주니어는 자고 있는데. 27개월된 아기가 문자 예약발송을 걸어뒀을 리도 없을 테고. 그럼 이건 카라양 주니어말고 내가 숨겨둔 자식을 둔 것마냥 오해하기 십상인 문자 메시지. 허허이~

새벽에 문자 받고 일단 황당하면서 이런 문자가 왜 나한테 왔나 싶기도 하면서 슬쩍 재미있고 웃기기도 하고 누가 장난치는 건가 싶기도 했다. 그리고 문자 내용 중에 ‘알달아질까봐’라는 말은 도저히 이해가 안되었다.

문자 메시지의 답장을 보낼까 하다가 귀찮아서 다시 잤다. 아침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알달아질까봐’는 1318 애들이 쓰는 Bigi 같은 휴대폰 통화요금제에서 쓰는 ‘알’인 거 같았고 자기 알을 다 쓰면 친구들과 전화를 더 못하니까 아빠보고 전화해 달라고 하는 것임이 분명했다. 추측컨대 중학생이 아빠한테 보내야 하는 문자를 나한테 잘못 보낸 거 같았다.

그래서 오후에 “누구신지?”라고 문자 답변을 보냈더니 “죄송합니다. 잘못 보낸 문자였나봐요”라고 답이 오면서 의심스런 상황은 해소되었다

만약 “아빠 전화주세요 ”라는 문자를 내가 먼저 안 보고 뮤가 먼저 봤다면 상황 참 이상해졌을 것이다. 뮤한테 자초지종을 말해 줬더니 막 웃었다. 그런데 뮤가 갑자기 오른쪽 눈썹을 15도 정도 치켜올리면서 “어어어~ 진짜 근데 혹시 정말 그런 거 아니야? (피식)”하면서 조크를 던지는 거다. 그러면서 둘이 웃고 낄낄거리면서 ‘아빠 전화주세요 문자메시지 사건’은 종료되었다.

중학생아. 난 니 아빠가 아니란다. 알겠니? 내 아들은 only 카라양 주니어뿐이란다.

카라양 [blog.naver.com/carayang/]

*이 글은 블로그 플러스(blogplus.joins.com)에 올라온 블로그 글을 제작자 동의 하에 기사화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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