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문화 티베트에 전파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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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티베트에 한국불교와 문화를 알리고 티베트불교를 한국에 소개하고 싶습니다."

12일 신라대 한국어교육센터에 입학한 티베트 승려 니마 라마 셀파 림포체(24.사진)의 입학 동기다. 림포체란 티베트불교에서 환생한 고승을 가리키는 말이다. 청바지와 점퍼 차림으로 중국과 일본 등 6개국에서 온 105명의 외국인 유학생들과 나란히 입학식에 참석한 그는 한국어 초급반 16명 중 맨 앞자리에 앉아 첫 강의를 들었다. 그는 "한국에 수행하러 온 게 아니라 공부하러 왔기 때문에 승복을 벗었다. 승복을 입고 수업을 받으면 교수나 학생들이 불편해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셀파 림포체는 티베트불교계에서 다섯번 환생을 공인받아 '생불(生佛)' 대우를 받은 귀한 신분이다. 그가 한국에 온 것은 숙소와 학비 등 편의를 제공한 선광사 주지 성문(51)스님과의 인연 때문이다. 한국 불교계 초청으로 여러차례 설법을 하러 온 그를 성문스님이 자상하게 보살펴 준데 감명을 받아 한국을 이해하고 싶어 유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티베트 불교계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등으로부터 다섯 차례나 환생을 공인 받았으며 자신의 아버지가 한 고승으로 부터 "내가 죽어 당신 아들로 환생할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뒤 자신을 낳았다고 한다.

그는 생전의 고승이 사용하던 108가지 물품을 가려내는 등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 환생한 신분을 인정받았다. 그후 환생승려를 특별 교육시키는 인도 다람살라의 림포체 학교를 거쳐 네팔과 인도에서 대학을 마친 그는 "과거에도 승려였고 지금도 승려이기에 불교를 전파하는 일 외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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