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신라대 한국어교육센터에 입학한 티베트 승려 니마 라마 셀파 림포체(24.사진)의 입학 동기다. 림포체란 티베트불교에서 환생한 고승을 가리키는 말이다. 청바지와 점퍼 차림으로 중국과 일본 등 6개국에서 온 105명의 외국인 유학생들과 나란히 입학식에 참석한 그는 한국어 초급반 16명 중 맨 앞자리에 앉아 첫 강의를 들었다. 그는 "한국에 수행하러 온 게 아니라 공부하러 왔기 때문에 승복을 벗었다. 승복을 입고 수업을 받으면 교수나 학생들이 불편해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셀파 림포체는 티베트불교계에서 다섯번 환생을 공인받아 '생불(生佛)' 대우를 받은 귀한 신분이다. 그가 한국에 온 것은 숙소와 학비 등 편의를 제공한 선광사 주지 성문(51)스님과의 인연 때문이다. 한국 불교계 초청으로 여러차례 설법을 하러 온 그를 성문스님이 자상하게 보살펴 준데 감명을 받아 한국을 이해하고 싶어 유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티베트 불교계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등으로부터 다섯 차례나 환생을 공인 받았으며 자신의 아버지가 한 고승으로 부터 "내가 죽어 당신 아들로 환생할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뒤 자신을 낳았다고 한다.
그는 생전의 고승이 사용하던 108가지 물품을 가려내는 등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 환생한 신분을 인정받았다. 그후 환생승려를 특별 교육시키는 인도 다람살라의 림포체 학교를 거쳐 네팔과 인도에서 대학을 마친 그는 "과거에도 승려였고 지금도 승려이기에 불교를 전파하는 일 외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김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