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외교관 추태 로'나라 망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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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스라엘 외교관 왜 이러나. 여성의 누드를 촬영한 뒤 인터넷에 올리기, 발령지에서 바람피우기 등으로 국제 외교가의 웃음을 샀던 이스라엘 외교관들이 또 한 차례 망신을 당했다.

이번 추문의 주인공은 주엘살바도르 대사 추리엘 라파엘이다. 그는 2주 전 산 살바도르의 대사관저 마당에서 만취한 채 발견됐다. 나체 상태였던 그는 입에 고무공 재갈을 물었으며 두 손은 변태적인 성행위 때 쓰는 도구로 묶여 있었다. 이스라엘 외교부 자하비트 벤 힐렐 대변인은 12일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해 전보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사가 법을 어긴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나 외교관으로선 있을 수 없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소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파엘 대사는 여러 차례 해외 근무를 했으며 6개월 전 엘살바도르 대사로 부임했다.

이스라엘 해외 주재 대사들의 추태는 최근 수년 사이 유형을 달리하며 계속돼 국제 외교가의 비웃음을 샀다. AP통신에 따르면 2000년 주프랑스 대사가 파리의 한 호텔에서 부인이 아닌 다른 여성과 함께 있다가 심장 발작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2005년에는 주호주 대사로 발령난 한 외교관이 브라질 근무 시절 현지 여성을 누드로 찍어 인터넷에 올린 일이 드러나 발령이 취소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역시 호주 대사인 나프탈리 타미르가 이스라엘.호주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양국은 자매나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지리적으로 아시아에 속해 있지만 노란 피부, 찢어진 눈을 갖고 있지 않은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가 인종차별 논란이 일자 교체됐다.

이스라엘 감사원은 최근 외교부의 인선위원회가 하고 있는 외교관 적임자 선발 과정이 불투명하고 시험도 부적절한 것이어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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