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브레히트 작품공연"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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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학로 연극가에 때아닌 브레히트 열기가 일고있다.
열기는 브레히트워크숍으로 『코카서스의 하얀 동그라미 재판』을 공연중인 문예회관소극장에서부터 뿜어나온다.
연극연출가협회에서 마련한 이번 공연이 워크숍 공연으로는 매우 획기적인 기대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것이다.
이번 공연은 당초 「연극의 해」 행사예산중 배우 재교육비가 남아 이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급히 마련됐다.
다섯명의 연출가가 같은 작품을 각각 다르게 해석, 연출한다는 의욕적 기획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연되지 않았던 브레히트의 대작을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5가지 공연에 등장하는 배우가 대부분 거의 무대경험이 없는지라 워크숍으로서 연기연습효과외에 대중적 관심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이같은 워크숍공연이 막상 막을 올리자 많은 관객들이 몰려든 것이다. 첫공연 이후 하루 2회 공연마다 좌석이 동난다. 관객의 대부분은 연극인 독일문학전공 대학생, 그리고 진짜 연극애호가들이다.
연극사의 거장인 브레히트의 대표작이 처음 공연되기에 연극을 아는 사람들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모여든다. 연극광들은 연출가마다 다른 해석의 차이를 맛보려 5번이나 보려한다. 예약문의 전화도 시간·장소만 묻는게 아니라 『누구 연출작이냐』를 물어오는 경우가 많으며 분명 연극을 아는 사람들이 모인다는 반증이다. 자그마치 1백40명의 신인배우들이 출연하니 「스타탄생」도 지켜보려 한다.
『코카서스…』공연은 당연히 사람이 모일만하다. 우선 이번 공연같은 획기적 기획자체가 「연극의 해」아니면 볼수 없는 기회다. 연출가 5명이 모두 중견실력자로 각각 특이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작품자체의 무게다. 서사극이란 개념을 만든 브레히트의 최후작이자 대표작이다. 내용도 우리 정서에 맞는 『낳은 정과 기른 정』에 대한 재판얘기로 브레히트 작품중 유일한 해피엔딩이다. 무대에 처음 서보는 신인 배우들의 연기도 미숙하나마 신선하다. 21일까지 매일 오후4시·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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