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능부터 탐구 과목 수 따라 '시차 응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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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고교 2학년생들이 내년에 응시하는 2005학년도 수능에서는 수험생들이 30분씩 시차를 두고 응시하는 방식이 처음으로 도입된다. 4교시(사회.과학.직업탐구 영역)에서 수험생들이 영역에 따라 1~4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해당 영역의 시험을 치르지 않는 수험생을 위한 대기실도 마련된다. 선택한 영역의 시험을 마친 수험생은 중도에 귀가할 수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내년부터 수능이 선택형 체제로 바뀜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의 '2005 수능 업무처리 지침'을 3일 확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4일 경기도 지역 고2학생(9만8천1백16명)을 상대로 모의실험을 할 계획이다.

?영역별 시험장 구분=내년엔 선택형 수능 때문에 원칙적으로 시험장부터 탐구영역(사회.과학.직업)별로 나뉘어진다.

시험장 내에서는 선택하는 과목 수 별로 시험실이 구분된다. 예컨대 과학탐구를 응시하는 수험생 중에서 한 과목을 응시하는 학생만 묶어 배치하는 방식이다.

가형과 나형 중 하나를 선택해 응시하는 수리영역(2교시)에서는 수험생들이 24쪽 분량의 가형과 나형 문제지를 모두 받아 그 중 하나를 골라 시험을 치른다.

시험장 내 대기실이 생겨나는 것도 현행 수능과는 다른 방식이다. 특정 영역을 선택하지 않아 응시하지 않는 수험생들이 시험시간 중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는 의미다.

수험생들의 입실 시간은 현재(오전 8시10분)와 똑같지만 퇴실 시간은 다르다. 언어만 선택한 수험생은 오전 10시10분이면 귀가할 수 있으며, 모든 영역을 다 치른 수험생은 오후 6시10분에 끝난다.

?시차 응시=탐구 영역 수험생들은 오후 2시50분에 시험실에 들어간다. 하지만 오후 3시부터 시험을 시작할 수 있는 수험생들은 탐구 영역에서 4과목을 선택한 경우로만 한정된다.

30분이 지나 오후 3시30분에는 3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이 시험을 시작하며, 한 과목만 선택한 수험생은 90분간 대기했다가 마지막 30분간 응시한다. 먼저 시작한 수험생이라 하더라도 시험을 치르다 중도에 고사장을 빠져나갈 수는 없다. 모든 수험생은 시험 시작 때 40쪽(사회 탐구)~72쪽(직업 탐구) 분량의 문제지를 한 꾸러미 받아 이 가운데서 선택한 과목 문제지를 골라 시험을 치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시차 응시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30분마다 종을 울리기로 했다.

?문제점=수능시험장은 책상 등의 높이를 고려해 고교에만 설치되기 때문에 고교 수가 부족한 일부 지방에서는 탐구 영역별로 시험장을 마련할 수 없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도 전체 1백34개 시험장 중 34개 시험장이 사회.과학.직업탐구 영역을 함께 치르는 혼합형이다.

혼합형 시험장에서는 시험지 관리나 배포 등에서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대기실에 있는 미응시 수험생이나 조기 귀가하는 수험생 때문에 시험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문제점도 예상된다.

가장 큰 문제는 4교시 탐구 영역에서 4개 과목을 선택하겠다고 원서를 낸 뒤 1백20분 동안 3개 과목 이하만 문제를 푸는 수험생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탐구 영역에서 3개 과목 성적을 반영한다고 발표해 놓은 상태다. 결국 이들은 그만큼 시간을 버는 셈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4일 경기도의 모의실험 결과를 보고 수능 응시체계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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