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IT 엥겔지수'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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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본지가 지난달 말 취업 포털 '파인드잡'과 공동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우리나라 가정의 정보통신(IT) 비용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보통 가정(4인 가족)의 한 달 평균 IT 비용은 15만원이었다. 10명 중 6명은 한 달 IT 비용(유.무선 전화+인터넷+단말기 교체비용)으로 10만~20만원을 썼다. 이처럼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IT 비용의 비중이 식음료비나 교육비 못지않게 커지자 정부는 우리나라 국민의 'IT 씀씀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IT 지수'를 개발해 이르면 상반기에 내놓고 해마다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이 지수를 활용해 ▶가정의 IT 씀씀이 수준을 스스로 체크할 수 있게 하고▶지역.소득별로 정보격차 지원 사업을 위한 정책 자료로도 쓸 예정이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원은 "기존의 엥겔 지수(식음료비/총소비)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을 구분하는 잣대였다면 IT 지수는 정보의 빈부차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부는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과 공동으로 IT 지수의 산정기준을 마련,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보고했다. 또 이 기준에 따라 1996~2004년 'IT 지수'를 계산한 결과 우리나라의 2004년 IT 지수는 5.6(1762달러/3만1442달러)으로 산출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7.1039달러/3만8422달러)의 두 배가 넘었다. 우리나라 IT 지수는 96년(2.3)부터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통신요금은 매년 떨어졌는데도 IT 비용은 많아졌다. 예를 들어 96년 물가와 통신요금을 100으로 했을때 2004년 물가는 133으로 오른 반면 그해 통신요금은 66으로 내려갔다.

정통부 조경식 통신경쟁정책팀장은 이에 대해 "선진국보다 아직 소득수준이 낮은 데도 IT 상품을 쓰는 사람이 많고 쓰는 양이 늘어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원호.최익재 기자

◆ 'IT 지수'=(총 통신비용÷총 소비지출)×100

예:우리나라 평균 IT 지수=1762달러÷31442달러×100=5.6(가구당 2004년 기준)

※통신 비용은 우리나라 구매력 환산지수(PPP:Purchasing Power Parity)를 기준으로 달러로 환산한 금액. 유.무선 전화와 인터넷 이용, 단말기 교체 비용이 포함된다. PPP는 국가별로 같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각국의 환율.물가 등의 차이를 고려해 만든 지수. OECD가 매년 회원국에 통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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