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반기문 UN 사무총장처럼..국제전문가 '꿈나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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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UN 사무총장처럼 국제기구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햇살이 포근한 3월의 한낮 경기도 가평 청심국제고등학교. 천연 잔디 운동장에서 외국인 교사와 학생들이 몸을 부딪치며 뛰노는 모습은 마치 외국의 학교를 연상시킨다. 국제 경제·국제 정치 등 전문 교과를 배우고 수업시간뿐 아니라 교내 어디에서나 영어를 사용하는 학교. 글로벌 인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왜 외고가 아닌 국제고에 진학했는지'이 학교 신입생들을 만나 들어봤다.

◆ 국제학 중심의 교육과정
UN·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전문가가 꿈인 서지혜(17) 양은 미국 대학 진학이 목표다. 지혜 양은"국제 기구에서 일하려면 어학 실력과 더불어 국제적 시각과 감각을 키워야한다"며 "외고에서 외국어 전문 교육을 받는 것보다 국제학을 공부하는 쪽이 꿈을 이루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외고를 준비하던 지혜 양은 중학교 3학년 3월, 신문에 보도된 국제고 관련 기사를 읽고 마음을 바꿨다. 그는 2007학년도 입시에서 내신 1%, 토익 900점 이상의 실력으로 수석 입학했다. 외국 생활의 경험이 없는 지혜 양은 외국 드라마나 뉴스 등을 자막 없이 시청하면서 외국어 실력과 시야를 넓히고 있다.

◆ 논문·토론 수업 등 글로벌 인재 커리큘럼
서울대 외교학과가 목표인 권완준(17) 군의 꿈은 외교관이다. 외국에 나가서 폭 넓게 공부하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싶어서다. 중학교 2학년 8월부터 외고 입시를 준비했으나 인터넷을 통해 각 학교의 커리큘럼을 꼼꼼하게 비교해 본 후 청심국제고로 결정했다. 그는"청심국제고의 커리큘럼은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맞춰져 있다"며 "외고보다 그런 면에서 월등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연구 프로젝트 수행 및 논문집 발간, 토론 위주의 수업 방식을 장점으로 꼽았다. 외교관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협상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 영어와 제2외국어 동시 전공
이동선(17) 군의 장래 희망은 대기업 CEO다. 칼텍 또는 코넬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4월, 1년 8개월의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다. 우연히 친구들과 얘기하다 국제고에 대해서 알게 됐다는 그는 "글로벌 CEO가 되기 위해 국제고에 왔다"고 말했다. 동선 군은 "외고는 과별로 선발하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과에 갈 수 있다"며 "그러나 국제고에서는 영어는 기본으로 하고 본인의 희망대로 제2외국어를 선택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라고 덧붙였다. 국제 비즈니스의 현장에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국제 관계 이해와 다양한 외국어 구사 능력이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 체계적인 대입·유학 시스템
남 윤(17) 군은 외교관이 꿈이다. 국가간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국제 정치·국제법 등의 해박한 지식이 필요하다. 미국 대학 정외과 진학을 목표로 공부 중인 그는 "대학에 진학하거나 장차 외교 업무를 수행할 때 국제고가 장기적으로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국내 대학 국제학부에 진학할 경우에도 국제계열 동일계 특별전형이 적용돼 외고보다 유리하다"고 말했다. 윤 군은 "국어와 국사를 제외하고 모든 수업이 영어로 이루어진다"며 "유학반의 AP, 해외 봉사활동 등 체계적인 유학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청심국제고는 얼마 전 우수한 유학 입시성적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한영외고 유학반 디렉터와 강사들을 대거 스카우트했다.

프리미엄 라일찬 기자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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