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추수도둑 극성/한밤 차량동원 벼섬·고추등 실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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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마을마다 야경비상 전북서 넷 검거
가을걷이가 끝나가는 농촌에 「추수 도둑」이 설치고 있다.
도둑들은 야밤에 차량을 이용,도로변에 말리는 벼나 창고에 둔 볏섬을 수백가마나 훔쳐가는가 하면 고추·사과·참깨·인삼까지 닥치는 대로 훔쳐가 농민들의 「땀흘린 1년농사」를 망치고 있다.
추수도둑이 특히 심한 도로변 농촌에서는 이 때문에 농민들이 조를 짜 야간경비까지 서고 있으나 고령자·부녀자가 대부분이어서 불안해 하고 있다.
전북 부안경찰서는 12일 사촌끼리 짜고 차량을 동원해 상습적으로 벼를 훔쳐 팔아온 최귀한(30·서울 이문3동 184)·최규봉(37·경기도 시흥시 은행동 343)씨등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3일 오전 5시20분쯤 전북 부안군 보안면 우동리 우동마을 앞길에서 이 마을 김형준씨(54)가 건조시키기 위해 야적해둔 60㎏들이 벼 35가마를 1t트럭에 실어 달아나는등 7일까지 5차례에 걸쳐 벼 1백33가마(시가 7백10만원)를 훔친 혐의다.
이에 앞서 4일 오전 3시쯤 전남 함평군 나산면 이문리 김원기씨(50)집 창고에 도둑이 들어 40㎏들이 벼 94가마(시가 4백만원)를 훔쳐 달아났고 지난달 15일 새벽엔 전남 함평군 월야면 정산리 진다리도로변에 쌓아둔 이 마을 김병중씨(48)의 벼 1백4가마(시가 6백만원)가 도난당했다.
전남 나주·함평 농촌에서는 10월 중순이후 5차례에 걸쳐 벼 2백70가마가 도난당해 농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또 전북 이리시 팔봉동 이리공단 앞길에서는 지난 4일 길가에 쌓아둔 이 동네 정점동씨(68)의 벼 57가마를 훔쳐 트럭에 싣고 달아났던 나석주씨(44·고물상)등 2명이 전북 임실 경찰서에 검거되기도 했다.
경남 창령·진양·함안군등 고속도로·국도변 농촌지역에서도 최근 도로변에 말리는 벼와 참깨 도둑이 잇따라 마을 별로 농민들이 조를 짜 야간경비를 서는등 설치는 추수도둑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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