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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발명신제품대회서 금상 「신들린 발명가」김순태씨|"어릴적부터 연구에 매달렸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타고난 발명가」 라는 소리를 듣는 김순태씨(52).
개인특허 1백50건, 국제발명대회 6회 입상등의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독신으로 밤낮없이 연구실에서만 살고 있는 김씨는 「타고났다」기 보다 오히려 발명에「미친」, 아니면 「신들린」 사람으로 보인다.
김씨는 지난달 독일뉘른베르크에서 열린 「91년 독일국제아이디어 발명 신제품대회」에서도 미일등의 출품작 40여점을 누르고 산업기기부문 금상을 차지했다.
『어떤 일에서도 자기희생 없이는 성공할수 없다는게 제 신념입니다. 이번 대회의 수상은 발명에 미쳐 떠돌던 50평생의 결산이라는 생각이듭니다」
김씨의 이번 수상작품은 「합성수지 가방끈등에 붙어있는 고리와 끈의 결착장치」.
종전에는 끈과 고리를 결합하기 위해 고리의 걸이구멍에 끈을 끼워 감아 미싱으로 박거나 구멍을 뚫어 리벳을 박던 것을 플래스틱고리를 사출하면서 동시에 끈을 고리에 물리게 해 결합하는 것.
이 방식은 끈을 자르고 고리에 끼워 접어 누르고 미싱 또는 리베팅한뒤 다듬질하던 5개의공정을 단 하나로 줄인것이다.
특히 이 방식은 1대의 사출기계가 컴퓨터의 통제를 받아 10개의 고리와 끈을 동시에 결합시켜 종래 50명이 하던 일을 대체시키는 획기적인 작품이다.
이밖에도 고리에 끼워져 접히는 끈부분을 없애 끈의 낭비도 대폭 줄이고 있다.
『인건비가 전체 제조원가 가운데 60∼70%를 차지하는 가방등의 생산에서 이 방식은 국내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힌 김씨는 『이제는 인건비 상승으로 동남아·중국등지에 빼앗긴 가방수출 감소분을 다시 회복시킬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대표적 발명품 가운데 하나는 우산처럼 쉽게 펴지는 텐트.
15초만에 설치되는 이 텐트는 「86년 서독국제아이디어 발명품 전시회」에서 레저부문 금상을 김씨에게 안겨주었고 미국등 각국으로 수출되면서 매년 2억여원의 특허수입을 올려주고 있다.
『어렸을때부터 다리미등 집안에 있던 가전제품은 모조리 부쉈으며 중학생때는 공장의 기계작동원리가 궁금해 밤중에 몰래 들어가 분해하다 경비원에게 들켜 매를 맞은 일도 있다』는 김씨는 한양대건축과를 다니면서 설계사무실을 운영한 기간을 제외하면 평생을 발명에 바쳐왔다.
김씨는 결혼초부터 별소득이 없는 발명에만 몰두해 부인과의 불화 끝에 76년 이혼, 연구실에서 애완견 1마리와 살고 있다.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릴만한 형편은 됐지만 계속 독신으로 연구에 몰두할 생각』이라고 밝힌 김씨는 『세계적인 발명연구소를 만들어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가고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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