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 결정이 죄없는 아빠 죽였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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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파병한다고 해 이라크인들이 죄 없는 아빠와 곽경해 아저씨를 죽여버렸습니다."

이라크에서 피살된 김만수씨의 쌍둥이 딸 중 언니인 영진(18.고3.사진)양은 3일 오전 1시 청와대 홈페이지(www.president.go.kr) 자유게시판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金양은 글에 "언론을 통해서만 대통령께서 '유감'이라고 한 말을 들었지, 한마디도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며 "사망한 사람이 아빠와 곽경해 아저씨 딱 두 분인데 솔직히 전화 한통 해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적었다.

"정부 당국도 화환만 보냈을 뿐 얼굴 한번 비추지 않았고, 앞으로 시신처리 문제 등 궁금한 내용에 대해서도 전혀 들을 수 없었다"고 비난했다.

金양은 "마음 같아서는 정부와 오무전기에 불쌍한 우리 아빠 살려내라 하고 싶다"면서 "대통령께서 나를 직접 만나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金양은 또 "아버지가 출국하던 날인 지난달 27일 새벽 주무시던 아버지 모습만 보고 학교에 갔는데 그게 마지막 모습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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