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새 협력시대 열렸다/나토정상회담 폐막/대소문제엔 이견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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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로마 UPI·AP·로이터=연합】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8일 소련과 동유럽국가들을 포함한 북대서양협력협의회(NACC) 창설과 유럽에서의 새로운 협력시대를 강조하는 동유럽국가들과의 협력선언문을 비롯,소련문제와 유고사태 및 새로운 나토전략원칙 등 4종의 선언문을 발표하고 이틀간의 정상회담을 끝마쳤다.
그러나 나토회원국 정상들이 발표한 선언문들 가운데 소련관계 성명서는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서명을 거부,해체과정에 있는 소련문제를 둘러싸고 회원국들 가운데 심각한 이견이 노출됐음을 시사했다.
회원국 정상들은 성명을 통해 소련에 대해 다양한 군축협정에 대한 공약준수와 함께 핵무기를 확고한 중앙통제에 둘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소련문제와 관련,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이 과장된 어조의 성명을 채택하면서도 소련의 해체움직임을 막기 위한 아무런 실질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회원국 정상들은 또 16개 나토회원국들과 소련을 포함한 9개 동유럽국가들간의 정례안보회담을 갖기로 하는등 앞서 적성국이었던 동유럽과의 공식적인 유대강화를 제의했다.
이에 따라 동유럽국가들이 참여하게 될 NACC 첫회의가 오는 12월20일 브뤼셀에서 개최되며 동유럽 9개국 외무장관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회의에 참가하는 국가들은 소련·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루마니아·불가리아와 에스토니아·라트비아·투아니아 등 발트해연안 3개국이며 알바니아와 유고는 제외됐다.
나토성명은 이와 관련,『북미와 유럽전체의 국민들은 이제 자유와 민주주의·인권 및 법의 통치에 기초한 제가치를 공유하는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나토 정상회담의 선언문에서 나토의 군사구조가 유엔 평화유지군에 사용되도록 하자는 미국·영국·네덜란드의 제의는 제외됐다.
이와 관련,만프레트 뵈르너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가 중동이나 동유럽등 역외지역에 대해 정치적 역할은 수행하겠지만 군사적 역할은 역내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밖에 프랑스와 독일이 제의한 독자적인 유럽군 창설과 관련,최종선언은 조심스런 표현으로 『이것은 유럽안보에 있어서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의 역할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고 서유럽 9개국의 안보그룹인 서유럽동맹(WEU)을 강화하려는 유럽인들의 요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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