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건강관리|히포크라테스 광장|혈압상승…첫추위땐 여행·낚시도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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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미 한번 소개한 적이 있지만 예부터 전해오는 말중에 『섭생을 잘 하는 사람은 일월의 금기를 범하지 않고 세시의 화를 잃지 않는데 하루의 금기는 저녁에 포식하는 것이며, 한달의 금기는 크게 취하는 것이고, 1년의 금기는 겨울에 멀리 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즉 건강을 위해서는 저녁식사를 많이 하지말고, 크게 취하지 말것이며, 추운겨울에는 먼 여행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난방이 잘 되고 교통편이 좋은 현대에 겨울여행이 반드시 나쁠 것은 없지만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지금도 겨울여행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추운 겨울철이 되면 혈압이 올라가고 심근경색증·뇌졸중등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뜻한 계절에는 비교적 잘 조절되던 혈압이 같은 약을 투여하는데도 겨울철에는 잘 조절되지 않는 것은 많은 의사들이 경험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처럼 순환기질환이 추운 겨울철에 더 악화되는것은 우선기온이 떨어지기 때문이며 그외에 운동량 감소, 식생활변화등에 의한 체중 증가, 스트레스 증가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온 하강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섭씨 15도와 25도로 온도를 바꿔가며 같은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시켰을때 15도의 경우 25도에 비해 평균 동맥압이 안정때에는 13mmHg, 운동중에는 18박Hg가 더 높았다고 한다.
또 여름·겨울의 기온차가 심한 지역에 거주하는 가벼운 증세의 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해 조사한 결과 겨울철에는 수축기 혈압이 약 2∼7mmHg 상승했는데, 특히 노인이나 야윈 사람에게서 더 큰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일본 자료에서는 정상인의 혈압도 추운 계절에는 수축기·확장기 혈압이 각각 5mmHg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기온 하강은 혈압을 상승시키고 말초혈관 저항을 높여 혈압조절을 어렵게 하고 심혈관계에 대한 부담을 증가시켜 각종 순환기질환 관리를 어렵게 한다. 따라서 따뜻한 계절에 혈압약 복용을 한두번 빠뜨려도 별 지장이 없었다고 해서 추운계절에도 같은 식으로 하면 혈압관리에 문제가 올수 있다.
우리 몸이 추위에 적응하려면 적어도 1주일 정도의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첫추위 또는 따뜻한 겨울날씨후에 다시 오는 추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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