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선거 동시실시/여야가 반대­찬성하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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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행정력 미흡” “낭비 줄인다”/유세관리할 인원 절대 부족/민자/투표방법 보완만 하면 충분/민주
내년의 예정된 4대선거를 두차례 또는 세차례로 묶어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여권과 민주당은 그 방법론을 놓고 맞서있다.
여야의 선거동시실시 및 분리실시 불가피론의 논거와 그 허실이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와 민자당 일부는 야당이 주장하는 국회의원·기초 및 광역단체장의 「3대선거 동시실시」를 반대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세가지로 들고있다. ▲3개선거를 한꺼번에 관리할 만한 행정력이 미흡 ▲정당참여 배제의 기초단체장선거에 정당개입을 차단할 방법이 없으며 ▲3대선거 후보자간의 경쟁심리를 부추겨 선거경비 인플레현상이 초래된다는 것.
여권은 내무부·중앙선관위등 선거 주관부처의 선거관리능력을 점검한 결과 ▲3대선거 동시실시에 1천5백명수준의 선관위직원이 3배이상 늘어나야하며 ▲투표시간도 1개선거에 대한 투표시간(평균 25초)의 2∼3배인 1분이상이 소요돼 유권자수가 많은 선거구의 경우 투표시간은 현행 11시간에서 13시간 정도로 2시간가량 늘어나야 한다는 기술적인 문제점을 들고 있다.
또 선거관리에서도 국회의원선거의 경우 개인연설회까지 허용되게 돼있어 3개선거의 합동유세·개인유세(약7천회이상으로 추산)를 관리할 수 있는 인원의 절대부족은 물론 확성기등 시설물의 확보에 큰 어려움이 따르며 25평 이상의 투표소를 전국적으로 확보하는데도 애로가 있다는 점을 반대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여권은 특히 정당대결의 국회의원 선거 및 광역단체장선거와 정당참여배제의 기초단체장선거를 동시에 치를 경우 기초단체장선거가 이들 두선거로 인해 혼탁해 질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동시선거로 치를 경우 3개 선거가 얽혀 과열·혼탁선거로 치달을 수밖에 없고 이는 곧 「돈안드는 깨끗한 선거」라는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다만 광역 및 기초단체장 선거 모두 정당참여를 배제시키는데 야당측이 합의해 준다면 두 선거를 동시에 치를 수 있다는게 여권측의 내부방침이다.
선거경비 인플레로 동시선거를 반대하는 주요 이유.
선거횟수를 3회에서 1회로 줄인다고해서 선거경비도 3분의1로 줄어 들지않으며 오히려 선거비용은 이들 3개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 간의 경쟁심리때문에 훨씬 더 들어갈 우려가 있다고 여권은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측은 동시실시 주장의 근거로 지난해 12월11일 당시 김윤환 민자·김영배 평민총무가 서명한 합의문중『92년 상반기중 실시키로한 지방자치단체장선거는 가급적 광역·기초 동시 실시한다』는 대목을 들고 있다.
김원기 사무총장은 『선관위와 내무부 간부의 의견으로는 다소 부담은 있지만 제도가 조금만 보완되면 동시실시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3개선거를 동시에 실시할 경우 유권자의 혼란을 막기위해 세가지 색깔의 투표용지를 사용토록 하고 투표시간도 현재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를 오전 6시부터 오후7시까지로 두시간 늘리자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선관위가 가장 난색을 표시하는 유세장소 선정문제는 동시선거가 수용될 경우 합동유세의 횟수를 축소하고 대신 개인·정당연설회로 대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선관위의 선거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현재 선관위원,여야참관인등 6개의 도장을 투표용지에 받아야하는 것을 2개내지 3개로 축소하고 개표시간 단축을 위해 선관위가 요구하는 투표소에서의 개표제 도입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표소 및 개표소를 늘려 투·개표시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민주당은 동시선거를 위해서라면 선관위 요구를 대폭 수용하고 법개정도 하겠다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과거 2천∼5천명의 통대의원·대통령선거인단 선거도 치렀고 지난 기초·광역의회 선거에서도 충분한 기술축적을 했기때문에 선거관리에 큰장애는 없다는 것.
선거구도 의원 2백24개,광역단체장 15개,기초단체장 2백60개등 4백99개선거구로 광역의회때 8백66개보다 훨씬 적다고 반박하고 있다.
민주당측은 여권의 금전선거에 의한 혼탁상에 대해 ▲3개선거를 한꺼번에 치름으로써 오히려 사회·경제적 낭비를 줄일 수 있으며 ▲각급후보자의 사무실·선거운동의 공동사용,또는 연대로 총수요면에서 경비를 훨씬 줄일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김두우·문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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