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입체영상' 급속 진화…TV 속 축구공 튀어나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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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삼성SDI는 지난 10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FPD 인터내셔널' 전시회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비안경식 3차원 디스플레이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지금까지 육안으로 3차원 입체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비안경식 기술은 일본의 샤프.산요 등이 개발한 게임기용이 대부분으로, 의료용으론 삼성SDI가 개발한 것이 처음이다.

삼성SDI는 이 기술을 42인치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과 22인치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에 접목, 인체 내부를 마치 실물처럼 입체적 영상으로 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입체영상 시대가 가까워오고 있다. 과거 편광안경 등을 끼고 입체영화를 보던 불편을 털고 육안으로 실제 상황 같은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기술이 점점 실생활에서 모습을 갖춰가는 것이다. 광운대 김은수(전자공학과)교수는 "80% 이상의 정보를 눈으로 받아들이는 인간의 감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입체 디스플레이 장치에 대한 기술개발 열기가 뜨겁다"며 "미래지향적 영상기술과 제품들이 실제 개발이 완료돼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미래가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金 교수는 지난달 19일 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3차원 입체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하는 '차세대 3D 디스플레이 연구센터'를 개소했다.

인간이 입체감을 느끼는 이유는 두 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 눈을 가리고 어떤 물건을 보다가 다른 눈을 가리고 보면 그 물건이 약간 이동한 것처럼 보인다. 이를 '양안시차'라고 하며 입체영상 기술도 이를 이용한 것이다.

입체영상은 두 눈처럼 각각 다른 각도에서 카메라 두 대로 찍은 영상을 하나로 합친 것이다. 이 영상을 하나로 합치게 되면 그림이 중복돼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편광안경 같은 특수 안경을 썼다.

대표적인 비안경 방식은 '렌티큘러 시트' '패럴랙스 배리어' 등이 있다. 렌티큘러 시트 방식은 LCD나 PDP 등의 평판 디스플레이에 렌티큘러 렌즈를 끼워넣어 광경로를 분리해낸다. 즉, 좌영상과 우영상을 촘촘한 줄무늬로 자른 뒤 두가지를 합성한 다음 렌즈를 붙이면 좌안은 우측의 영상만 식별하고 우안은 좌측의 영상을 받아들여 입체감을 느끼게 된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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