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joins.com] 제 '조블'에 동양화 보러 오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3면

오정은씨가 조인스 블로그에 올린 그림. 가는 붓과 수채물감을 이용해 그렸다. 작품이 사과를 떠올리게 한다.

"블로그를 처음 열면서 설렜어요.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작품을 통해 네티즌과 공유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최근 조인스닷컴에 블로그(blog.joins.com/samandra)를 개설한 한국화가 오정은(32)씨. 그는 "작품 활동에 제약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틈틈이 전시회나 작품에 대한 자료를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한국화과(1999), 대학원(2001.동양화)을 졸업한 오씨는 유망한 작가로 꼽힌다. 2003~2004년 두 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그동안 꾸준하게 그룹전과 단체전에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7~13일 서울 견지동의 '목인박물관&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작품들은 두껍고 질긴 장지(壯紙)에 가는 붓으로 그린 것들이다. 물감으로 채색한 작품들은 화사한 느낌을 준다. 아울러 1년 넘게 작업하면서 썼던 일기도 전시한다. 그림을 그릴 때 느꼈던 감정.기분뿐 아니라 그날그날의 날씨를 알게 되면 작품을 더욱 편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작업 방식도 독특하다. 형체.물건을 보지 않고 이야기하듯 그때그때 느껴지는 감정.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작품마다 특별한 제목이나 주제가 없어 보는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동안 인물화에 주력했던 그로선 새로운 도전에 뛰어든 셈이다. 큐레이터 유광숙씨는 "작가의 무의식적이며 반복적인 행위로 끝없이 이어지는 선의 표현들은 작가 내면의 고백"이라며 "선의 흐름이 여백이라는 무한 공간과 어우러져 빗방울이 뭉글뭉글 퍼지듯 우리들을 봄으로 안내한다"고 평했다.

오씨의 고교 시절 꿈은 만화가. 동양화 중 인물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꽉 채우기보다는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동양적 사상이 개인적인 성향에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엔 인터넷을 통해 그림이 알려져 인기 작가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누가, 어떻게 그렸는지도 모르고 그림을 마구 퍼가는 것은 문제지만 그림이 일반인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3년 전부터 요가.명상을 즐기는 그는 "결혼해야 되는데 아직은…"이라며 말문을 흐렸다.

김동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