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주부납치 몸값요구/백화점 지하주차장서/남편에 “1억여원 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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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협박전화 추적 21시간만에 검거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나오던 대학교수 부인을 납치,21시간동안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다니며 1억5천만원을 요구하던 범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일 주부 오모씨(43·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승용차로 납치,집으로 네차례 협박전화를 걸어 금품을 요구한 강충효씨(30·무직·전과11범·서울 대치동)를 협박전화현장에서 검거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트렁크에 감금된채 실신상태에 있던 오씨를 구출했다.
◇법행=강씨는 지난달 31일 오후5시쯤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지하1층 주차장에서 승용차를 타려던 오씨를 길이 20㎝의 등산용칼로 위협,조수석에 앉혔다.
강씨는 오씨의 손발을 포장용 비닐끈으로 묶고 35만원상당의 금품을 빼앗은뒤 승용차 트렁크에 감금했다.
강씨는 이어 양재동 시민의 숲 부근 윤봉길의사 기념관 주차장까지 차를 몰고가 오씨를 뒷좌석으로 올려 태운뒤 집주소·전화번호·남편의 직업·가족관계 등을 캐물으며 밤을 새웠다.
◇협박=강씨는 2일 오전6시쯤 부근 공중전화에서 오씨의 집에 전화를 걸어 남편 김모씨(48·J대치과대교수)에게 사업자금 1억5천만원을 요구,남편 김씨가 『그만한 돈이 없다』고 하자 3천만원을 요구하며 이날 오후1시55분 붙잡히기 전까지 자리를 옮겨다니며 세차례 협박전화를 더 걸었다.
◇검거=강씨는 오후1시30분쯤 서울 서초동 한국투자신탁건물 1층에서 다시 김씨의 외동딸(20·대학2년)에게 『동료를 시켜 확인해보니 형사들이 깔려있다. 배신했으니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전화를 걸었다.
경찰은 김씨의 딸로 하여금 시간을 끌어 20여분간 통화하도록 시킨뒤 범인이 한국투자신탁 건물에서 전화를 거는 것을 확인,형사3명을 보내 전화를 끊고 돌아서는 범인 강씨를 현장에서 붙잡았다.
◇범인 주변=강씨는 경남 의영 출생으로 84년 S전문대 실내장식과를 졸업한뒤 지난달까지 주방용품 납품업체인 K산업 대리로 근무해오다 실직했다.
강씨는 『4월 큰 교통사고를 내 진 빚 1천여만원을 갚고 인테리어가게를 열 사업자금을 마련키위해 범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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