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평균자산 2억8천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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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자산 상위 10%가 우리나라 자산의 절반(51.9%)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자산 불균형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구당 총자산 중 부동산 비율이 76.8%에 달해 '한국인은 집 한 채가 재산의 전부'라는 속설이 통계적으로 입증됐다.

통계청은 7일 '2006년 가계자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처음으로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5월 31일 기준 가격으로 전국 9300표준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재산의 80%가 부동산=가구당 평균 총자산은 2억8112만원, 빚은 3948만원(자산의 14%)이었다. 자산에서 빚을 뺀 순자산은 가구당 2억4164만원이었다.

총자산 중 부동산 비율(76.8%)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미국(36%).캐나다(50%).일본(61.7%) 등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반면 가구당 금융자산은 20.4%(5745만원)이었고, 자동차와 각종 회원권 등을 포괄하는 기타 자산은 2.7%(764만원)에 불과했다.

◆계층 간 자산 불균형 극심=소득을 순위별로 나열했을 때 중간가구의 총자산은 1억3456만원이었지만 평균은 2억8112만원이었다. 부자들의 자산이 전체 평균을 크게 뛰어넘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최연옥 통계청 사회복지통계과장은 "이는 상위 계층의 자산 집중도가 심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자산 상위 10% 계층의 평균 순자산은 12억5311만원으로 전체의 51.9%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69.5%).스웨덴(58%).독일(54%).캐나다(53%)보다는 낮았지만 핀란드(45%).이탈리아(42%)보다는 높은 것이다.

소득이 가장 많은 5분위(상위 20%) 계층이 보유한 총자산은 6억172만원으로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하위 20%) 가구 총자산(1억2996만원)의 4.62배에 달했다.

◆자영업자, 아파트 소유자가 자산 많아=가구주가 고용주 또는 자영업자인 사업자가구의 평균 총자산액(3억9310만원)이 근로자 가구(2억2718만원)보다 1.73배 많았다. 사업자 가구는 근로자 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동산 비중이 컸고, 금융자산 비중은 낮았다. 퇴직 등으로 현재 가구주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기타 가구의 총자산(2억5362만원)도 근로자 가구보다는 자산이 많았다.

주거 형태별로는 아파트에 사는 가구의 총자산이 월등히 많았다. 아파트 거주 가구의 평균 총자산은 4억88만원인 반면 단독주택은 2억722만원, 연립 및 다세대주택은 1억4658만원이었다.

◆50대 자산 정점 찍고 감소=연령별로는 20대 이후 자산이 늘어나다가 50대에 정점을 맞고 60대를 넘어서면서는 줄기 시작했다. 65세 이상은 총자산의 85.2%가 부동산으로 나타나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역모기지론의 조기 활성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노인가구의 총자산(1억3330만원)은 일반가구(2억9124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0대 이하는 총자산의 53.6%를 금융자산으로 보유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총자산 중 금융자산과 기타자산 비중이 컸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부동산 비중이 컸다.

윤창희 기자

☞◆어떻게 조사했나=전국에서 9300여 가구를 뽑아 조사원이 직접 방문, 조사했다. 표본가구는 지역별 인구와 단독.아파트 등 주택구성 등을 감안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뽑았다. 통계청은 그러나 개인별 재산 상태는 사전에 알 수 없기 때문에 자산이나 부채 구성별로는 무작위 표본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자기 재산을 정확히 밝히기를 꺼리는 국민 정서가 강한 데다 부동산 가격도 조사 대상자가 매긴 시가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자산이나 부채를 실제보다 줄여 대답한 가구가 상당수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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