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투자 트렌드는 SRI 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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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사회책임투자(SRI) 펀드가 전체 펀드(주식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달할 것.'

대한상공회의소가 7일 '사회책임투자의 글로벌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밝힌 내용이다. 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펀드는 기업의 재무적인 관점은 물론, 환경.사회에 대한 책임 및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같은 무형적 가치에도 주목해 투자하는 펀드다. 그런데 현재 국내 SRI 펀드는 수탁액을 다 합쳐야 2000억원(공모 기준)이 안 된다. 전체 주식형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못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상의의 전망은 생뚱맞아 보인다. 그러나 미국.유럽 등의 SRI 펀드 비중은 10%에 이른다. ING투자운용 헨드릭 얀 보어 SRI 부문 수석 펀드매니저는 "세계 SRI 투자규모가 6조 달러(5700조원) 수준이며 해마다 5~10%씩 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우리의 경우 증권사들은 SRI 펀드를 올 펀드 시장 주요 트렌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교보증권은 올 SRI 펀드 시장이 1조5000억원, 2011년에는 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국내에서도 기관 투자자들이 SRI 펀드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지난해 하반기와 올 1월에 걸쳐 1500억원을 SRI 펀드에 투자했다.

SRI 펀드는 운용성과도 괜찮다. 미국의 SRI지수인 DJSI(다우존스지속성장가능성 지수)는 94년 이후 MSCI월드인덱스(미국.유럽 등 선진국 중심 지수)보다 연평균 2% 이상의 수익을 더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설정된 지 1년 이상된 펀드가 SH운용의 'Tops아름다운SRI주식1'에 불과해 수익률 비교에 무리가 있지만 성과가 우수한 편이다.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일반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4.82%)을 3%포인트 가량 웃돈다.

국내 SRI 펀드의 투자 종목은 일반 대형주 펀드와 다를 바 없다. 지난해 말 기준 'Tops아름다운SRI주식1'이 편입한 종목은 삼성전자.국민은행.포스코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 대상을 전세계로 넓힌 상품이 나오고 있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은 이달 초 전세계 환경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에코테크 펀드'를 출시했다.

문병주.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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