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책임자 강종원 연구원 "현재 도지사급 묘소 추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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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촌리 일대에 산성.토성 등의 백제와 통일신라 시대 유적이 있어 고분이나 생활유적도 존재할 것으로 생각해 왔지만 이처럼 귀중한 유물들이 많이 출토될 줄은 몰랐다."

충남 공주시 의당면 수촌리의 백제고분 유적지 발굴 현장 책임자인 충남발전연구원 강종원(41)책임조사연구원은 2일 저녁 늦은 시간인데도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강연구원은 "지금까지의 발굴 성과로 볼 때 이달 말께 발굴작업이 마무리되면 1971년 무령왕릉 발굴 당시 나왔던 1백8종, 2천9백여점에 맞먹는 문화재가 출토될 것"이라며 "수촌리 일대 공단 조성 계획을 백지화하고 문화재보전지역으로 지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발굴된 백제 고분은 공주 지역을 통치하던 현재의 도지사급에 해당하는 인물의 묘로 추정된다"며 "금동 관모와 금동 신발 등의 부장품은 보존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국보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장품 중 중국 도자기 5점은 중앙정부가 지방 통치세력을 통제하기 위해 하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중앙정부와 지방세력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사료로 평가했다.

현재 발굴된 유물의 절반은 연구원으로 옮겨 보관 중이지만 절반은 현장에 남아 있는 상태여서 감시를 강화하는 게 절실하다. 낮에는 동료인 이훈(42)책임조사연구원과 보조원 4명 등 6명이 발굴작업을 하며 현장을 지키지만 저녁에는 관리인 한명만이 현장에 남기 때문이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표지판 외엔 철조망 등 현장 보호시설은 없는 상태다.

강연구원은 추가 발굴 계획에 대해선 "현재 6만7천여평의 공단 부지 중 발굴작업이 진행된 곳은 백제시대 유적이 나온 3백평과 청동기시대 유적이 나온 1천여평뿐"이라며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주=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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