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민주당, 조순형 흥행 성공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가 처음으로 민주당에 뒤지는 결과가 나온 것은 정치권의 총선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두달 사이 숨가쁘게 전개된 재신임→대선자금 수사→특검과 거부권→단식→민주당 전당대회 국면에서 각 정치 주체의 대처 방식에 대한 냉정한 결산서가 날아든 것이다.

당 지지도 변화를 주도한 요인은 '최병렬 단식'과 '조순형 효과'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단식에 대해 '잘못한 것'이라는 응답이 '잘한 것'이란 응답의 3.5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 체제의 출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부정적인 평가의 3배에 달했다.

꾸준히 내려가던 한나라당 지지율이 崔대표 단식을 계기로 더 내려갔고, 조금씩 올라가던 민주당 지지율이 趙대표 체제의 출범으로 훌쩍 뛰어오른 것이다. 崔대표의 단식에 대해 한나라당 텃밭으로 인식돼 온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잘못한 것'(58.5%)이라는 평가가 '잘한 것'(32.4%)이란 답변을 압도했다.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 취임 직후 1위였던 지위를 오차 범위 내에서나마 10개월 만에 한나라당에서 탈환한 셈이다.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은 지난 9월 8일 23.7%에서 10월 16일 19.2%로 떨어졌으며 이번 조사에서 18.3%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16.7%에서 12.3%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가 이번 조사에서 19.0%로 반등했다. 열린우리당은 석달동안 10%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국정주도권 잡기는 실패했으나 끊임없이 하락하던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지난 봄 이래 처음으로 오름세로 방향이 바뀌었다. 43.1%(9월 8일), 41.7%(9월 23일), 32.2%(10월 16일)로 낮아지다 이번 조사에서 39.3%로 높아졌다.

이는 재신임 선언 이후 대선자금 수사 정국 등을 통해 盧대통령이 정국 구도를 이끌어간 것이 반영된 듯하다. 盧대통령의 국정 지지는 20, 30대와 중졸 이하의 응답자층에서 전체 평균을 앞섰다. 盧대통령의 전통적 지지층의 힘이 여전하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신창운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