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푸코는 학교가 감옥처럼 시민을 길들이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만화가들이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 1일 감옥체험행사에 참여한 모습. [중앙포토]
감옥은 왜 생겼을까? 과거의 권력자들은 자신의 권위와 질서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가두기보다는 고문해 죽이는 방법을 택했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말이다. 지금도 독재국가에서는 공개 처형이 드물지 않다. 국민을 힘으로 위협해 길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기를 죽이는 방식은 위험하다. 처형에 분노한 시민이 들고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많은 독재자가 폭력에 맞선 보통 사람들의 손에 무너졌다.그래서 고안한 장치가 감옥이다. 시민의 저항을 막기 위해 처벌을 더욱 '인간적'으로 하고 그러면서도 사람들을 고분고분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감옥은 이 두 조건을 모두 갖췄다.
감옥은 보복이 아닌 교화와 교정을 내세운다. 괘씸해 혼내는 것이 아니라 잘못되었기에 바로잡아 '정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생활이 올바르게 되도록 규칙적인 일과를 강요하고 훈화를 반복한다. 질서 교육을 통해 잘못된 자세도 바로잡는다. 겉으로 보면 감옥은 나무랄 데가 없다. 하지만 푸코에 따르면 이 모두는 권력의 뜻에 맞게 사람들을 길들이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학교나 군대도 마찬가지다. 권력에 대든다고 힘으로 누르기보다는, 동작과 말투 하나하나를 훈련시켜 원하는 모습으로 바꿔 놓는다. 이렇게 볼 때 학교나 군대, 아니 사회 전체는 거대한 감옥이다. 우리를 길들여 사회가 바라는 인간으로 탈바꿈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안광복 교사(중동고.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