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 통행제한/“득보다 실이 많다”/공청회서 지적된 문제와 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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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비상책 시급하나 소통효과는 기대난/화물전용 차선·통행료 차등화 바람직
경인·경수고속도로 2인이하 승용차 통행제한은 득보다 실이 더 크고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교통부 산하 교통개발연구원이 25일 63빌딩에서 연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속도로 교통소통 개선방안」 공청회에서는 참석자들 모두가 교통비상대책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승용차 통행제한 방안에는 다수가 비판적 견해였다. 공청회에서 제시된 대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정리한다.
◇필요성=고광훈 무역협회 이사는 『부산∼홍콩간 운송비가 3백50달러인데 비해 수원∼부산간이 6백달러로 내륙운송비가 해외운송비를 초과하는등 수송비 부담이 한국상품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납기지연·원자재조달 차질로 인한 공장의 가동중단등 수출업계의 고충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비상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찬의 인천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현재 인천항의 체화시간이 종전 4∼8시간에서 98∼1백시간으로 지연됐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때 연간 5백20억원이나 되는등 간접손실까지 감안하면 2천억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설명했고 김호식 청와대 사회간접자본기획단 국장은 『현재 추진중인 중단기 교통소통대책이 효과를 나타낼 때까지 앞으로 2∼3년은 상황이 악화될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국민들이 부담과 불편을 감수하는 대책강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대안=이인원 홍익대 교수는 『경인 고속도로의 경우 화물트럭의 45%가 빈차로 운행하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하며 일부 구간의 정체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만큼 통행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상황에 따른 진입통제기법을 도입해 고속도로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허남오 경찰청 교통지도 과장은 『서울 통과물량을 분산시키기 위해 수인산업도로 이용 활성화를 유도해야 하며 경인 국도의 체증을 덜기 위해 병목구간의 해소를 위한 교통체계개선대책(TSM)의 마련과 특히 유일하게 기계식으로 돼있는 부천의 신호체계를 전자식으로 바꾸어 연등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진 도로공사 영업본부장은 『금년말에 판교∼구리간과 안산선의 수도권 순환도로 개통으로 경수간에는 교통분산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하루 2만대의 차량이 체증을 가중시키는 경부고속도로 진입로에서 판교간의 시가지 구간만 인터체인지를 통제하면 경수구간은 원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희 KBS 해설위원은 대안으로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2인이하는 3천원,2인이상은 1천5백원 등으로 차등화하는 방안과 경인·경수간에 급행·준급행 열차를 도입하는 방안,야간에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도로 활용률을 높이고 항만의 야간하역 작업도 개방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이창운 인천 YMCA 총무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승용차량 전용으로,나머지 시간은 화물차량 전용으로 고속도로 통행을 분리 운영하는 방법을 건의했다.
문병호 중앙일보 사회2부장은 『엄청난 교통수요를 유발하게 될 수도권 신도시건설은 현단계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고속도로 공사구간의 부분개통,국도의 이면도로 활용 등의 방안과 함께 전철의 증차등 승용차 인구를 대중교통으로 흡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엄주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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