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비디오 추방 가정서 앞장서자"|공륜위 「…청소년과 영상문화」 심포지엄서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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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비디오가 청소년 비행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들의 비디오 문화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벌어졌다.
공연윤리위원회(위원장 곽종원)는 2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영화계·학계·언론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사회 윤리적 측면에서 본 청소년과 영상문화」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개최, 비디오와 청소년 문제를 다시 환기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폭증하고 있는 비디오물 가운데 음란·폭력물이 절대적으로 많고 비디오소매점에서 청소년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큰 난제』라는데 입을 모았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김형석 연세대명예교수는 청소년 영상문화의 주된 문제들인 성과 폭력 문제에 대해 『기성세대가 외면해서도 안 되고 숨겨둘 수도 없는 모든 세대의 과제』라고 전제하고 『영상매체 중 흥행·상업성 등에서 벗어나 성에 대해 바르고 차원 높게 생각하게 하고 폭력 없는 사회를 지향하는 작품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송정숙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영상문화는 독약 같은 역기능뿐만 아니라 보약 같은 순기능도 있다』며 『우리 영상환경에서 순기능의 힘을 발휘하는 작품들이 지나치게 적다는 점이 근본문제』라고 지적했다. 송위원은 또 『정신과 품성을 오염시키는 영상매체로 구매력 있는 소비자인 청소년들을 병들게 함으로써 수명이 긴 건강한 영상문화가 조성되지 못했다』며 영상매체 종사자들의 자성을 촉구했다.
한편 김유광 국립서울정신병원 부원장은 「청소년과 영상매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현대의 영화·비디오 등 영상문화가 양적으로 팽창하면서 인간이 무의식적·비의도적으로 받는 자극은 엄청난 것으로 많은 연구에서 지적되고 있다』며 『영상매체에서 공격적인 모델에 노출된 청소년들이 그보다 더 심한 공격적 행동을 하게된 보고 결과도 나왔다』고 밝혔다.
김원장은 『청소년들에게 보여서는 안 되는 해로운 비디오물을 가장 먼저 막아야할 환경은 가정이며 그 다음이 학교주변』이라고 강조하고 『폭력·퇴폐의 비디오가 예술성을 상징한다며 남용되어서도 안되지만 보다 현실적으로는 청소년들의 일상적인 영상문화환경에 가정·교육자가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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