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만에 K-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이운재가 두 손을 들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수원=김민규 일간스포츠 기자]
이운재는 지난해 7월 15일 이후 8개월 만의 K-리그 출전이었다. 후배 박호진에게 밀려 자존심이 크게 상했던 그는 절치부심, 체중을 7㎏이나 줄여 차범근 감독의 신뢰를 회복했다.
이운재는 후반 5분 대전 우승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오프사이드 함정을 깬 우승제가 문전으로 쇄도하는 순간, 맞은편에서도 대전 선수가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에 이운재로서는 슈팅 각도를 좁히려 전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밖에는 별다른 위기가 없었고, 이운재는 비교적 안정감 있게 골문을 지켰다.
이운재가 앞으로도 계속 경기에 나갈 수 있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수원 차범근 감독은 "이운재가 체중을 90㎏ 아래로 줄였고, (경기에 못 뛰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도 많이 유연해졌다"면서도 "박호진(31.1m90㎝)은 물론 후보 골키퍼 권기보(25.1m92㎝)도 좋아졌기 때문에 누구를 주전으로 내세울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현재로는 상대나 상황에 따라 이운재와 박호진을 교대로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차 감독은 "공중볼 처리가 좋은 박호진은 장신 공격수가 많은 팀에, 밑(땅볼 슛)에 강하고 경험이 많은 이운재(1m82㎝)는 중거리슛이 많은 팀에 내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박호진이 그랬던 것처럼, 이운재가 안정감 있게 골문을 지키고 수원의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굳이 주전 골키퍼를 바꿀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안정환은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고, K-리그 분위기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투톱 아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도 낯설어 보였다. 본인도, 차 감독도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릴 것"이라며 조급해 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전전에서 안정환 대신 투입돼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안효연(29)과의 '안씨 집안 싸움'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수도 있다. 안정환 못지않은 테크닉을 지닌 안효연이 프로 첫 헤딩골까지 넣음으로써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정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