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농어촌 부모님 세금 대신 내드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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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부모님을 대신해 외지에 사는 자녀가 지방세를 내는 '고향 부모님 세금 대납제'가 경북 예천군에 생깁니다. 농어촌의 고령화에 맞춰 예천군이 짜낸 아이디어입니다. 자녀가 세금을 대납하면 고향 부모에게 효도할 수 있는 데다 노인들이 세금을 내기 위해 먼 거리의 농협 등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습니다. 여기에 세금 체납도 줄일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예천군은 이달 말까지 65세 이상 노인 가구의 자녀 중에서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에 사는 자녀에게 부모님이 내야 할 세금을 대납해 달라는 안내문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예천군에는 4만9000여 명의 주민이 사는데 이 중 26.5%가 65세 이상의 노인입니다. 노인들은 세금을 내기 위해 먼 길을 가려면 불편한 데다 깜빡 잊고 체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자녀의 동의를 얻어 지정된 계좌에서 세금을 인출할 수 있는 자동이체 신청을 받기로 한 것입니다. 대납 가능한 세금은 면허.자동차.재산세(건물.토지분) 등의 지방세입니다. 당장 6월 자동차세부터 대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군 재무과 직원 김도윤씨는 "지방세 징수율을 높이고 부모를 모시지 못하는 자녀의 심적 부담도 덜 수 있는 등 여러 이점이 있어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천군은 이 제도 시행으로 현재 80% 수준인 지방세 징수율을 85%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예천=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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