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성과급 전환 바람직/경총 「임금실태·개선」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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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작업의욕고취·경쟁력 향상에 기여/합리적 평가·분석능력부터 갖춰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앞으로 기업의 임금제도를 근로자 개개인의 업무능력이나 성과를 반영한 성과급으로 바꿔나가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총은 24일 서울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임금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관한 세미나에서 『현재 기업의 임금관리는 노조와의 교섭 및 자동승급에 의해 결정된 임금을 지급하는데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히고 『고임금시대에 근로자의 작업의욕을 부추기고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직능·직무급제 등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총의 이같은 주장은 새로운 임금제도가 노사 양측의 타협에 의해 받아들여져야 하며 많은 기업들이 아직 성과급제 실시를 위해 필요한 합리적인 업무분석과 평가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한 현실 등을 감안할때 실제 적용되기까지는 적지않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경총이 세미나에서 발표한 3백56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국내기업의 임금제도실태와 문제점·개선방안 등을 소개한다.
▷실태◁
임금인상은 주로 노조와의 교섭(69.6%)으로 결정된다.
특히 30개 제조업체에 대한 정밀조사결과 임금교섭과 승급에 따라 인상되는 비율이 9대 1로 나타나 임금인상결정이 노조의 교섭력에 의해 거의 일률적으로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임금체계(기본급 기준)는 학력 및 근속연수·연령을 중심한 연공급이 92.3%로 절대적이며 직무급과 직능급을 택하고 있는 곳은 각각 4.8%,2.9%에 이른다.
1년동안 받는 모든 임금을 1백으로 볼때 이중 기본급이 54.7%,각종 수당이 19.4%,상여금이 25.9% 수준.
그러나 기본급의 내용이 업체마다 차이가 커 잔업수당이나 근속수당을 포함하고 있는 기업도 각각 22.5%,11.4%였다.
수당의 종류는 절반이상(52.9%)이 늘고 있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기본급인상을 억제하는 대신 실질임금인상을 보상하려다 보니 늘었다는 응답이 41.7%로 가장 많다.
특히 생산직의 인력난과 임금인상시 하후상박풍조·초과근로시간수당 등으로 고졸 4년근속자와 대졸초임(평균임금 기준)을 비교했을때 고졸 4년차가 더 많다고 응답한 곳도 35.1%에 달했다.
상여금은 정기·연말·여름·겨울 보너스와 명절 및 창사특별상여금,특별위로금,체력단련비,기타임시상여금 등 9가지가 지급되고 있는데 연간 총4백∼7백% 수준이 전체의 74.8%에 이르고 9백%이상 주는 곳도 2.3%였다.
상여금은 대부분(81%)의 기업이 인사고과등을 반영치 않고 일률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지급되는 임금과는 별도로 산재보험이나 국민연금의 기업부담금·사원주택·통근버스·각종 선물 등으로 나가는 인건비(부가급여)도 총인건비의 12.8%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점 및 개선책◁
경총은 현행 임금제도가 갖고 있는 문제점으로 ▲임시방편식인 각종 수당의 증가 ▲연공식 지급방식의 심화 ▲상여금의 증가 및 고정급화로 인해 지급체계가 복잡하고 개인의 능력·공헌도·경영성과 등을 반영할 수 없다는 것으로 요약했다.
따라서 임금수준이 일정수준에 오른 현시점부터는 근로자의 작업의욕을 적극 부추겨 생산성향상을 기할 수 있도록 바꿔가야 한다는게 경총의 기본시각이다.
구체적인 개선방안으로는 기존 연공급을 수정보완하는 방안과 직능급·직무급의 도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업종 및 기업형편에 따라,예컨대 기계화된 단순작업 업종의 경우 직무급,호텔 등 개인의 열의와 노력이 중시되는 업종의 경우 직능급 등 적합한 것을 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박신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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