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성 유산 자궁수술로 고친다|산부인과 학술대회 발표논문 요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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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체외수정·시험관아기 시술 외에 최근 새로운 진단법을 개발하고 있는 대한 산부인과학회 학술대회가 17∼19일 서울 호텔신라에서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눈을 끄는 3개의 논문을 미리 살펴본다
◇새로운 체외수정법=중앙대의대 배도환교수(산부인과)팀은 성호르몬을 이용, 인공적으로 난자의 배출을 유도한 다음 이를 체외수정 시켜 착상률을 기존의 2배 가량 높일 수 있는 시술법을 최근 확립했다.
성선자극 호르몬길항제와 항체호르몬·난포성숙자극호르몬의 혼합성분을 동시에 불임여성에게 주입하는 이 체외수정법으로 기존의 성공률 25%내외를 50%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연구팀의 이상훈교수(산부인과)는 『기존에 많이 사용하던 과배란유도호르몬(HCG)은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는데 반해 새로 개발된 체외수정법은 이런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음은 물론 임산부가 간편하게 시술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즉 기존의 체외수정법은 과배란(난자를 여러개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유도시 난포를 자극하는 기간이 길어 이른바 과배란증후군을 초래할 수 있는 큰 단점이 있었다.
과배란증후군이 생기면 배에 물이 차고 혈중 알부민의 농도가 떨어지는 등의 증상이 생겨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그러나 성선자극호르몬길항제를 사용하는 새로운 체외수정법은 자연배란과 유사한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성공적인 수정에 이를 때까지 입원이 필요치 않고, 단지 3∼4차례 병원을 찾으면 될뿐더러 호르몬제의 사용을 절반 가량으로 줄일 수 있어 비용도 크게 싸다는 것이다.
◇습관성유산 임산부의 자궁성형=제일병원 민응기, 영동제일클리닉 노성일박사팀은 자궁의 구조에 이상이 생겨 습관적으로 유산을 반복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자궁성형수술을 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 가운데에 선천적으로 벽이 있어 임신 후 태아의 성장이 방해받아 유산되는 이른바 중격자궁에 의한 습관성유산환자 7명을 대상으로 자궁성형술을 실시한 결과 6명이 성공적으로 임신할 수 있었다고 민박사는 말했다.
민박사는 『습관성 유산환자의 약15%는 자궁의 구조에 이상이 있기 때문』이라며『이들 환자중 상당수는 자궁성형술을 통해 아기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기형은 선천적 이상은 물론 후천적으로 증양 등에 의해 생겨 습관성 유사을 일으킬 수 있다.
민박사는 자궁성형술 자체는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이를 진단하는데는 상당한 경험 등이 따른다며 원인을 알 수 없는 습관성유산이 계속될 경우는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질초음파를 이용한 조산위험 예측=가톨릭의대 김수평교수(산부인과)팀은 최근 임신상태 등의 진단에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질초음파를 이용, 조산의 위험성을 미리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질초음파검사는 기존에 널리 알려진 복식초음파와는 달리 질속에 탐침이라는 기구를 집어넣어 진단하는 것으로 특히 임신초기의 각종 질병진단 등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김교수는 『조산위험이 있는 임산부는 자궁경관의 길이와 자궁내막의 변화 등이 뒤따르게 된다』며 『질초음파를 이용, 이들의 길이·두께 등을 측정함으로써 조산가능성을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창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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