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중 마지막 3.1절 기념사에서 대일 비판의 수위가 낮아진 데 대해 정부 관계자는 한.일 두 나라 정치 환경의 변화를 꼽았다. 고이즈미 전 총리 이후 들어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일본인 납치 문제 등과 관련해 대북 관계에서 강경론을 고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신사 참배 등으로 한국 정부와 국민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한국 정부 입장에선 북핵 문제와 관련한 2.13 베이징 합의를 계기로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일본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는 외부 요인이 없다는 점 등이 기념사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양국 외교 라인에선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를 빼고 중단돼온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올해 3.1절 기념사에서 한.일 관계에 대한 언급을 줄인 대신 "우리의 역량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국방 개혁과 전시작전권 전환을 통해 자주방위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등 '자주'를 강조했다.
박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