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미술대전] 유쾌한 상상력 … 경쾌한 젊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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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내가 사랑의 행위를 나눈다. 네가 이불 위에서 구를 때 내 시선은 널 따라간다. 눈 맞추며 짓는 웃음, 장난치듯 몸을 가리는 손길을 따라가는 시선은 유쾌하다. 한 동작 한 동작 겹쳐지는 몸짓 속에 까르르하고 울려퍼지는 사랑. 연인의 몸짓을 담은 14장의 사진을 하나로 합성한 권건우의 디지털 프린트 '행위하다'다.

그런가 하면 이국적 분위기의 목판화도 몸짓을 한다. 캄캄한 어둠과 환한 불빛이 대조를 이루는 현란한 야경. 나무 널로 된 갑판은 불빛에 번득이고 카페의 입구 쪽은 검푸른 어둠에 잠겨있다. 푸르게 빛나는 네온 간판이 어둠속에서 솟아올라 머뭇거리는 여행객을 유혹한다. 배남경의 'decks'(갑판)이다.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포스코가 후원하는 '2007 중앙미술대전' 작가로 선정된 25명은 유쾌하고 신선한 상상력을 공통으로 드러냈다. 이들은 1월 29~31일 접수한 포트폴리오를 심사해 선정됐다.

응모자는 평면 부문 462명, 입체 부문 163명, 매체 부문 84명 등 모두 709명이었다.

심사위원은 김준기(독립 큐레이터), 윤재갑(아라리오 베지징 디렉터), 이선영(미술 평론가), 진휘연(SADI 교수), 황신원(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큐레이터) 등 5명이다. 진휘연씨는 "매체는 전통적인데, 형식적으로 뜻밖의 내용이 결부되거나 매체를 혼합해서 사용함으로써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적절히 믹스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회화가 강세였다"는 황신원씨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다양하고 실험적인 시도를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정 작가와 작품은 http://fineart.joins.com에서 볼 수 있다.

선정작가에게는 제작비가 100만원씩 지원된다. 신작은 6월 16일~7월 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한다. 이를 심사해 대상 1명(상금 1000만원)과 우수상 2명(500만원) 인기작가상(전시 종료후 관람객 투표로 결정)을 시상한다.

조현욱 기자

◆선정작가 ▶평면(13명)=경지연 나형민 배남경 서윤희 이은실 이은우 이현민 이혜인 정지현 지용현 최해리 홍원석 홍인숙 ▶입체(8명)=길현수 김민애 김시하 김현준 송준호 윤두진 이병호 최연우 ▶매체(4명)=권건우 신기운 정상현 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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