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훌륭한 아버지상 받은 송병수씨|6남매에 한글이름…국어사랑 실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슬하의 6남매를 모두 한글이름으로 지은 것은 올바른 한글이름의 예를 보여주자는 뜻에서였습니다.』 국어사랑을 통한 사회봉사와 화목한 가정을 이뤄낸 공로로 대한주부클럽연합회가 제정한 제6회 훌륭한 아버지상수상자로 뽑힌 송병수씨(72·전남 순천시 매곡동295의 1).
그는 『그간 한글이름 짓기가 많이 보급돼 반갑기는 하나 아직도 원칙에 어긋난 이름들이 종종 눈에 띄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한글이름의 경우 끝자에 받침이 있을 때는 「∼이」까지 붙여야 한다는 것. 그래서 48년 큰딸이 태어나자 이정이로 지은 것을 비롯, 어지니(41·호남정유부장), 열리미(38·서울 송곡여중 교사), 언더기(35·숙대사학과 강사), 움지기(33·한국IBM근무), 송송이(30·대우자동차 순천영업소근무) 등 3남3녀를 모두 받침 있는 한글이름으로 지었다.
마산대 문학과를 졸업한 후 순천사법학교를 시작으로 올 봄 효천고교를 마지막으로 45년6개월에 걸친 교사생활을 통해 2만명의 제자를 길러내면서 가정과 학교를 통해 그가 실천해낸 또 하나의 덕목은 「인권존중」. 『인간관계는 어디까지나 상·하가 아닌 수평관계』라고 믿고있는 그는 제자를 만나서도 먼저인사를 나눌 정도다. 85년 7년간에 걸친 작업 끝에 『여산송씨 가승보』를 발간, 고조 할머니 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선대여성들의 이름을 찾아주고 이들의 친정직계 자손과 고모 쪽의 직계자손까지 밝혀낸 일은 그가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여성인권회복」이기도 하다.
그가 평생 좌우명으로 삼고있는 것은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만을 생각하고 남을 탓하지 말라」. 그는 젊은 세대 아버지들에게 『아이들의 능력이나 소질을 빨리 발견해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일러준다.
순천에서 아내(박순자씨·62)·막내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송씨는 『자율신경장애가 회복되는 대로 논문정리 등 밀린 일들을 다시 할 생각』이라며 지칠 줄 모르는 의욕을 보인다. 훌륭한 아버지상 시상식은 16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