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100년 빛낸 名詩 405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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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문학평론가이면서 경희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재홍(56)씨가 1백년의 한국 현대시사(史)를 수놓은 주옥 같은 명시 4백5편을 추려 '현대시 100년 한국 명시 감상'(문학수첩)이란 제목의 네권짜리 시선집을 펴냈다. 1권부터 4권까지 각권의 제목은 '작은 들꽃이 보고 싶을 때' '해지기 전 그대 그리워지면' '당신은 슬플 때 사랑한다' '별 하나 나 하나의 고백' 등이다.

김씨는 머리말에서 "한편의 명시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죄 없고 순수하며 아름다운 우리 모두의 정신적 문화재"라고 밝혔다.

김씨의 감식안을 통과한 시편들은 전통 서정과 리얼리즘.모더니즘 계열을 아우르는 것이고 일제시대의 좌와 우, 해방 후의 남과 북, 분단시대 민중시와 순수시까지 골고루 포함돼 있다. 시인별로는 20세기 초 한용운.정지용부터 정끝별.함민복 등 요즘 젊은 시인들까지 대상으로 삼았다.

시선집은 분류와 정리보다는 감상에 초점을 맞췄다. 계절감이 비슷한 시들을 한권에 묶는 식이다. 2권에는 봄을 노래한 시들을 모았고, 3권에는 여름과 가을의 시, 4권에는 가을과 겨울에 걸쳐 있는 시들을 묶었다.

시마다 따라 붙인 해설도 전문적인 해설이라기보다는 시를 읽는 순간 들었던 감상을 뒤섞어 놓은 것이다. 가령 김광규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뒤에 붙인 해설에서는 '4.19 세대'라는 단어를 짧게 설명한 뒤 시가 "고개를 떨군 채 일상의 늪으로 빠지는 4.19 세대의 슬픈 인상화를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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