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갈·온실가스 걱정 없다" '바이오 에너지' 생산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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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생산가능 에너지(renewable energy)'에 대한 세계 각국의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면서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작성 에너지' 바이오 디젤=콩.유채.종려 등의 식물 씨에서 기름을 짜 만드는 바이오 디젤 생산에 많은 나라가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선두 주자는 브라질이다. 브라질 에너지부에 따르면 올해 바이오 디젤 생산은 목표치인 13억ℓ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바이오 디젤 2% 의무 혼합' 정책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에는 현재 11개의 대규모 바이오 디젤 생산공장이 가동되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 13개 공장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유럽연합(EU)도 2010년까지 역내 수송 분야 연료의 5.75%를 바이오 디젤로 쓴다는 목표를 정하고 브라질을 추격하고 있다. EU 내 선두 주자인 독일은 지난해 연간 200만t의 바이오 디젤 생산 능력을 갖췄다.

독일 시장이 커지자 미국의 농산물 수출업체인 카길과 아처 대디얼 미들랜드는 현지 생산시설을 확장했다. 2003년 36만t을 생산했던 프랑스는 연말까지 생산량을 세 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수력.태양열 발전도 늘 것"=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04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전력의 18%가 수력 발전에 의해 생산됐다. 이는 16%를 차지한 원자력 발전을 넘어선 것이다.

유럽지속생산에너지협의회(EREC)와 그린피스는 2050년까지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절반이 지속생산가능 에너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세계 최대의 태양발전 설비 제조업체인 노르웨이 '리뉴어블 에너지'의 최고경영자(CEO) 에릭 토센도 2100년이 되면 태양열 발전이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만만찮은 회의론=하지만 지속생산가능 에너지에 대한 현재의 높은 관심은 고유가와 지구 온난화 위협에 영향을 받은 일시적 현상이며, 각국 정부의 정책 필요에 따라 이내 열기가 시들해질 수도 있다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파티 바이럴은 "지속생산가능 에너지는 하나의 해법이 될 뿐 만병통치약이 될 순 없다"고 지적했다.

IEA는 2004년 기준으로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13.2%만이 지속 생산할 수 있는 것이라며, 2030년이 돼도 화석연료의 비중이 80% 안팎으로 여전히 압도적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박경덕 기자

◆지속생산가능 에너지(renewable energy)=에탄올과 바이오 디젤 등 식물에서 뽑아내는 바이오 연료와 태양열.풍력.수력 등을 이용해 얻는 에너지를 말한다. 고갈 가능성이 있는 석탄.석유 등 화석 연료와 달리 끊임없이 지속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화석연료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환경친화적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일부에선 이를 '재생 에너지'로 번역해 혼동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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