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연방군 크로아티아수도 공습/공화국 대통령관저 파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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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사일등 지상공격 개시
【자그레브·베오그라드·모스크바·베른 외신 종합=연합】 유고슬라비아 연방군제트기가 7일 오후(한국시간 7일 밤∼8일 새벽) 크로아티아공화국 수도 자그레브에 전격공습을 감행,공화국대통령궁을 파괴함으로써 지난 6월25일 크로아티아의 독립선언 이후 계속된 유고내전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연방군 공군기들은 7일 오후 3시쯤 자그레브의 프란요 투즈만 크로아티아 대통령궁에 미사일을 발사,대통령궁이 크게 부서졌다고 공화국관영 HINA통신이 보도했다.
공습당시 대통령궁에는 투즈만 공화국대통령과 스티페 메시치 연방대통령·안테 마르코비치 연방총리가 회담중이었으며 이들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국 국방부 관리들은 연방군 공군기 1대가 2∼4발의 로킷을 대통령궁에 발사,옥상에 구멍이 뚫렸으며 유리창이 모두 부서지고 대통령궁 정원이 불탔다고 전하고 인근 의사당등 건물유리창들도 부서졌다고 말했다.
이날 공습으로 대통령궁외에 자그레브주재 스위스영사관 건물등 다수의 관공서 건물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로아티아공화국 TV는 7일 밤 긴급보도를 통해 다수의 연방군 공군기가 자그레브에 대한 본격적인 공습에 나섰다며 1백만 시민들에게 대피하도록 요청했다.
연방 육군은 이날 공습과 때맞추어 자그레브에 대한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본격적인 시공격을 시작했다고 유고 관영 탄유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밖에 연방군은 자그레브 동남부 정유공장이 있는 시삭시를 공격했으며 아드리아해 연안 부코바르등 2개 항구도시를 비롯,크로아티아 전역에서 대대적인 공격을 가했다.
연방군의 이같은 공격은 자그레브 인근에 주둔한 연방군 5군구 부사령관의 자그레브 공격가능성 언급이 있은지 수시간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연방군 지도부가 7일 오전 발표한 성명은 크로아티아내 연방군 기지에 대한 크로아티아 방위군의 봉쇄 및 공격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연방군은 전투를 재개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브랑코 코스티치 연방부통령도 이에 앞서 크로아티아에서 고립되어 있는 연방군과 가족 2만5천명을 구출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한편 연방군의 자그레브 공습이 있은 직후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연방군 지도부에 대해 내전의 확대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는 성명을 보냈으며 리처드 바우어 미 국무부대변인도 『미국은 비군사목표물에 대한 공격은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처사이며 이같은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경고성명을 발표했다.
세르비아 지도부는 이날 연방군의 자그레브 공격직후 유럽공동체(EC)에 크로아티아의 공격방지를 보장한다면 휴전을 준수할 것이라고 통고했다.
그러나 EC는 EC중재의 휴전안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실시될 대 유고 경제제재를 실행에 옮길 것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크로아티아 의회는 8일 오전 비공개회의를 갖고 독립선언 연기시한이 7일로 만료됨에 따라 공화국의 완전독립을 최종 의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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