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미술교류의 문 열렸다|북경 중국화전 심사초청 받은 이대 미대 이규선 학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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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북경에서 열리는 중국화 공모전의 심사를 해보면 중국의 전체적 화풍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되겠죠. 우리 한국화와 중국화를 비교·연구해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는군요.』
11월 15∼22일 중국 국립중국화연구원 주최로 열리는 「제1회 전국민족문화풍정 중국화대전」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이규선 이대 미대학장(53·동양화)은 중국이 외국인을 심사위원으로 초청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며 여기에는 중국이 이제까지 고수해온 전통화법을 개방해보려는 측면과 작품의 해외전시를 본격화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보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중국화와 전통을 같이해온 우리측으로서도 현지에서 중국작품을 보고 우리 한국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뜻깊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교수의 심사위원 참가는 국제비엔날레나 외국의 국내 공모전에서 처음 있는 일로 미술계에서는 이로써 한중간에 실질적 의미의 미술교류가 시작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교수는 『한국화가 지난 10여년 동안 서양화의 기법과 재료를 원용하는 새로운 실험을 벌여왔으나 최근 우리의 아이덴티티(주체성)를 잃는 것이 아니가 하는 반성과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같은 시점에서 전통화법을 고집해온 중국화를 조감할 수 있게된 것은 더욱 의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교수는 특히 이번 공모전에서는 중국작품에 나타나는 내면성 등 철학적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개방물결에 따른 작품의 변화도 관찰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우리 한국화의 입장에서는 우리 고유의 화풍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번 심사위원 참가도 이같은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밝힌 이교수는 중국 심사위원들과의 심사상 견해 차이도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유발서 중국화 연구원장을 심사위원장으로 모두 10명으로 구성되는 심사위원회에는 이교수 외에 오태학(중앙대)·심재영(추계예술학교) 교수 등도 참가하는데 여기에는 이인 중국민족여행사 한국지사장의 노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교수 일행은 28일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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