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가」카셋 무료보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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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애국선열들의 업적을 기리는 창작판소리 『열사가』가 카셋 테이프에 담겨 각급 학교에 무료 보급된다.
심우성씨가 작사한 『성웅충무공 이순신』 『권율장군』『녹두장군 전봉준』 『이준 열사』『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운봉길 의사』 『8·15광복』에 판소리 가락을 얹은 작곡자는 국악인 정철호씨.
박동진·조상현·성창순씨 등 6명의 명창과 서공철·김득수(작고)씨 등 6명의 명 고수들이 어우러져 겨레를 지키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열사들의 큰 덕을 기리고 광복의 기쁨을 노래한다.
정씨는 『이미 10년 전에 연주와 녹음을 끝내고도 카셋 테이프를 대량으로 만들어 무료 보급하기 위한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최근 국악을 아끼는 뜻 있는 분들의 도움으로 마침내 세 개의 테이프와 한 권의 가사 집으로 된 「열사가」5천 세트를 만들게 됐다』며 싱글벙글.
『10월중 이 카셋 테이프들을 각 학교에 보내 학생들이 우리 음악을 통해 선조들의 나라사랑과 기개를 가슴깊이 새기도록 하게 돼 큰 숙제를 해낸 느낌』이라는 정씨는 이를 자축하듯 오는 11월 30일과 31일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완창 판소리공연을 갖는다. 지난 5월 뉴욕 공연 때도 호흡을 맞췄던 소리꾼 성창순씨의 북 반주를 맡아 『춘향전』 『심청전』을 공연하는 것.
명창 임방울 선생에게서 직접 판소리를 배운 정씨는『열사가』녹음 때 직접 창을 맡기도 했을 뿐더러, 정악에만 쓰이던 아쟁을 민속음악에 도입한 아쟁산조의 창시자이고, 이차돈·원효대사·김대건 등 역사 속의 위인들을 주인공으로 상당수의 국악곡을 작곡하는 등 기악·성악·작곡에 평생을 바쳐온 국악인이다.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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