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후,총재출마 포기/5일 오후 공식발표/정치개혁법안 폐기로 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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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방인철특파원】 가이후(해부준수) 일본총리는 5일 오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7일에 있을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임을 공식 표명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 89년 8월 탄생한 가이후 정권은 2년2개월여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한편 미쓰즈카 히로시(삼총박) 전 자민당 정조회장·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 전 부총리·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 전 대장상 등 자민당내 3파벌 총수가 5일 일제히 이번 자민당 총재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최대파벌인 다케시타(죽하)파도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전 간사장 등 독자후보를 내세우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종합적인 선거대책 마련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이후 총리 측근들은 4일 가이후 총리가 취임초부터 심혈을 기울여온 정치개혁법안이 폐기됨에 따라 총재경선 불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가이후 총리는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로써 국민의 신임을 물어 사태타결을 도모하려 했으나 당내 최대 지지기반인 다케시타파의 지지를 최종적으로 얻지 못해 퇴진의 길을 걷게 됐다.
리크루트 스캔들로 자민당정권이 일대 위기에 봉착해 있던 지난 89년 8월9일 총리로 임명된 가이후는 「긴급피난 정권」「구원정권」 등으로 불려 단명내각이 될 것으로 예상됐었으나 기대 이상의 정치적 수완을 발휘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5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받아왔다.
임기 막판에 「증권보전문제」「금융 부정융자사건」 등으로 궁지에 몰리기도 했던 가이후 총리는 금융·증권 스캔들 방지책,정치개혁,유엔평화유지활동(PKO) 협력문제 등에 많은 힘을 기울여 왔으며 소련의 8월 정변 이후에는 북방영토 반환에 해외정책의 최대비중치를 두어왔다.
가이후 총리는 그동안 다섯차례의 미·일 정상회담,두차례의 소·일 정상회담,유럽 8개국 순방,아세안 6개국 순방,중국 방문 등의 외교활동 등을 벌여왔으며 걸프전쟁이 끝난 지난 4월에는 해상 자위대소속 소해부대의 걸프해역 파견을 실현시킴으로써 전후 최초로 자위대의 해외파견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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