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대 「정교수」자격으로 강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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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대경제학과 정영일 교수(51·농업경제학)가 일본 동경대에서 드물게「정식교수」자격으로 강의를 맡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동경대 경제학과 학부생을 상대로 1년간 「한국경제론」을 강의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출국한정교수는 동경대 정교수라는 정식직함 외에 공무원아파트 입주혜택, 교수회의에 참여할 권한, 월40만여엔(2백20여만원)의 급여 등 외국인으로서는 파격적으로 일본인교수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국내 대학교수가 동경대에서 객원이나 교환교수가 아닌 정식교수로 발령 받아 강단에 선 경우는 지난 86년3월부터 1년간 이 대학에서 강의한 안병직 교수(55·한국경제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당시 안 교수가 학부에서 가르친 「한국 근현대사」는 일본학생들 사이에 명강의로 대단한 호응을 받았었다.
동경대가 이처럼 높은 대우로 국내교수를 초빙한데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외국을 이해하기 위해 외국인교수를 적극 활용해온 일본학계의 전통이외에 최근 일본 내에서 일고 있는 한국에 대한관심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국립대는 규정상 외국인을 정식교수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안·정교수는 서울대에서 석사과정만 마치고 「구태여」박사학위를 고집하지 않은 채 국내에서 한국경제를 꾸준히 연구해온 「순국산」학자들이다.<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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