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영화·왜색만화 막아달라-홍영철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최근 우리나라는 수입자유화의 물결을 타고 각종 외국물건의 수입으로 인하여 무역수지적자가 누적돼 국가의 경제사정이 건국이래 최악의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된장·고추장은 물론각종 식료품까지 수입품이 범람하니 과연 국민경제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각종 공산품은 우리의 제품이 선진국에 비해 뒤지는 게 사실이지만 농수산물까지 외제 투성이고 더 나아가 외국문화의 침투까지 당하고 있으니 이러다가는 몇 년 후에는 미국이나 일본의 경제적·문화적 식민지가 되고 말 것이다. 특히 왜색문화의 침투, 미국·홍콩의 폭력물 내지 도박영화의 무조건적인 수입으로 인하여 부지런하고 근면한 우리의 국민정신이 좀먹고 있는 현실이다.
어린이만화에까지 대부분 일본 것을 그대로 수입, 어린이들 정신세계에도 일본의 정신이 침투하고 있으니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국내 유수 재벌인 S사가 수입한 『두두』를 보면 내용은 폭력물이 아닐는지 모르지만 등장인물을 보면 일본색이 완연하여 일본의 정신이 그대로 우리 어린이에게 주입되는 작품인데 당국은 어찌하여 수입허가를 내주었는지 모르겠다.
과거 우리 나라의 만화영화 중 『둘리』나 『까치』시리즈 등을 보면 우리도 그들 이상으로 좋은 만화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앞의 이익만 생각, 무분별하게 일본만화를 수입하는 프로덕션에 대하며 문학부는 단 한번이라도 제재조치를 취하였는지 묻고 싶다.
또한 외국영화·비디오테이프의 수입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그것도 아무런 내용도 없는 폭력물·도박영화를 수입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해가 안 된다.
특히 홍콩 도박물은 도박을 거의 정당화하고 있으며 최근 인기리에 대여되는 『종횡사해』의 경우 그 내용을 보면 미술품 도둑이 의리를 지키는 내용으로 마치 의리를 지키면 범죄행위를 해도 괜찮다는 착각을 일으킬 수 있도록 줄거리가 되어 있다.
도박이라도 속임수 없이 도박하여 돈만 벌면 그만이고 도둑일망정 조직내의 의리만 지키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이 우리 국민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특히 청소년들이 이런 종류의 영화를 보고 무엇을 배울지 의문이다.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이런 종류의 영화수입가격이 우리가 1년 동안 수출한 영화의 총액보다 2배 이상이나 된다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결코 우리의 영화기술이나 작품수준이 홍콩영화에 뒤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하루속히 개선되어야 한다.
이제라도 당국은 우수한 영화를 제작하는 영화회사에 각종지원을 아끼지 말고 또한 재벌회사들이 일단 영화관련 산업에 진출하였으면 외국처럼 과감한 투자로 우수한 영화를 많이 제작하여 적어도 국내 시장에 상영되는 영화만큼은 80%이상이 국산영화가 상영되게 하고 우리의 영화가 세계각국에 수출되어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도록 해야할 것이다.
더 이상 우리가 무조건 외화를 수입하여 외국문화에 수용되는 일이 없도록 관계당국과 국민들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