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용 화장품 잘 팔린다-값싸고 실용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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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근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에서 소비자들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중저가 슈퍼용 화장품의 유통시장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화장품의 종류도 지금까지는 샴푸·린스·헤어스프레이·헤어무스 등 생활용품에 가까운 두발용 화장품이 주종을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로션·크림류의 기초화장품과 립스틱·아이섀도 등 색조화장품으로 다양해지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슈퍼용 화장품의 시장규모는 1천억원 정도로 전체 화장품시장의 15%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는 약 20%정도 증가한 l천2백억원 정도로 업계는 전망한다. 그중 기초 및 색조화장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1백50억원 이었으나 올해는 약 30%이상 신장된 액수인 2백억원을 넘을 것으로 화장품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화장품업체들이 최근 슈퍼용 화장품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상당수 소비자들이 화장품은 비싼 제품이 좋다는 과거의 시각에서 벗어나 화장품을 생활필수품으로 인식, 실용적인 것을 찾게 되면서부터. 또한 향수를 쓰는 여성들 중에는 고급화장품의 향기를 피해 슈퍼용의 향기 없는 화장품을 찾는 경우도 많다. 또한 맞벌이부부의 일반화 등 생활패턴의 변화로 전통적인 화장품 판매방법인 방문판매가 더욱 어려워지고 슈퍼마켓과 편의점등이 일반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슈퍼용 화장품의 전체 화장품시장 점유율이 25%로 한국의 15%와 비교할 때 시장개발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국내 화장품업계의 판단.
슈퍼용 화장품은 고급화장품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같은 회사·같은 종류의 고급화장품보다 용기를 작게 하고 용기재질을 값비싼 병유리 대신 값이 싼 폴리에스터수지를 사용하는 등으로 제조원가를 낮춘 것이다.
또 화장품에 들어가는 원료도 부가적인 재료와 향료가짓수를 과감히 줄이고, 마진폭을 낮추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 태평양화학 신익승 홍보과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태평양화학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경우 고급품인 미로 상표의 파운데이션은 35g이 6천2백5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비해 슈퍼용 제품인 리도 샤르망 파운데이션은 25g포장이 2천5백원으로 슈퍼용이 약45% 싼값이다.
또 럭키에서 생산하는 화장품은 고급품인 아르드포 페이스로션이 1백50㎖포장이 9천8백원인 반면 같은 회사슈퍼용인 니베아 페이스로션은 1백30㎖용량이 5천9백원. 슈퍼용이 약30% 싼값이다.
슈퍼용 화장품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과 함께 대부분의 큰 화장품회사들이 새로 슈퍼용 화장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태평양화학은 89년부터 리도 샤르망이라는 브랜드로 여성용 기초화장품과 메이크업제품 등 8품목 43종의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90년부터는 남성용 화장품 빅턴을 선보이고 있다.
슈퍼용 선발업체인 럭키는 81년부터 기초화장품인 니베아 브랜드 8종을 생산해왔는데 지난달 얼굴에 바르는 기초화장품인 니베아 페이스로션등 세 종류의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베이비용 화장품·자외선 차단화장품 등으로 슈퍼용 화장품 품목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럭키는 또 할인코너판매용 일반화장품인 주니어용 여성화장품 드봉 아망떼·미네르바, 남성용 화장품 카이저도 슈퍼마켓과 편의점에 공급하고 있다.
87년부터 폰즈 바셀린 브랜드로 기초화장품을 생산해오고 있는 애경산업은 올해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늘어나는 급신장추세를 보이고 있다. 피어리스는 지난달 아미라는 슈퍼용 브랜드를 새로 개발, 우선 두발용 제품을 내놓았는데 내년 초부터는 중저가 색조화장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계속 실용적인 중저가 슈퍼용 화장품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소비자층에 확산될 전망이다. <고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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