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피부색 초월한 잔치 올 아카데미 다양성의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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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는 국적이나 피부색을 따지지 않는다. 우리가 보는 것은 예술적 성취가 얼마나 훌륭하냐는 것이다."

미국 최대의 영화 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최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의 시드 개니스(67.사진) 회장을 23일 오후(현지시간) 할리우드 코닥극장 앞 기자회견장에서 만났다.

개니스 회장은 무엇보다 아카데미상이 할리우드의 집안 잔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는 미국만의 예술이 아니라 전 세계에 공통적인 예술"이라며 "올해 아카데미는 다양성의 해라고 부를 만하다"고 말했다. 인종과 국적을 뛰어넘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각 부문 후보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는 작품상.감독상 후보에 동시에 오른 '바벨'을 연출한 멕시코 감독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의 이름을 불러보며 "발음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여러 번 연습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개니스 회장은 후보 작의 경향을 묻는 질문에 "올해는 경향이 없는 것이 경향"이라고 답했다.

<관계기사 21면>

"정치.코미디.범죄.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에서 훌륭한 영화가 많이 나왔고 영국 배우, 멕시코 감독 등 여러 나라의 영화인이 힘을 모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후보자나 수상자에 흑인이나 외국인이 많으냐 적으냐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누가 얼마나 좋은 영화를 만들고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느냐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개니스 회장은 "모든 것이 순조롭다. 화창한 날씨도 우리를 돕고 있다"며 매우 밝은 표정을 지었다. 2005년 8월 아카데미 회장에 취임한 그는 현재 영화 제작자.배우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올해 아카데미상은 관객들에게 달콤한 밤의 놀라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상을 비롯한 주요 부문에서 승자를 섣불리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승부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79회를 맞은 아카데미 시상식은 26일 오전(한국 시각) 할리우드 코닥극장에서 열린다. 국내에선 케이블.위성채널 OCN이 오전 8시부터 생중계한다.

LA=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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