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 오늘 대구서 재격돌 "초반 강공에 승건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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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大邱=장훈기자】 연장13회 4시간38분간 사력을 다한 혈투에도 3-3으로 비겨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가리지 못한 삼성·롯데는 26일 배수의 진을 친채 재대결로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전문가들은 두팀 모두 투수력이 고갈된데다 체력소모가 커 「정신력이 강한 팀」이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거머쥐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2, 3차전을 거치면서 타격의 우위를 보이고 있는 롯데는 마운드에서도 이틀을 쉰 윤학길 (윤학길) 에다 김청수(김청수) 김시진 (김시진)등이 도사리고 있어 일단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에 삼성은 김상엽(김상엽) 유명선 (유명선) 이태일 (이태일) 최일언(최일언)등이 남아있기는 하나 모두 컨디션이 난조여서 불리한 입장이다.
따라서 최종 재격돌에서는 양팀 모두 4∼5명의 투수를 동원하는 총력전 양상을 띠면서 5점이상을 먼저 뽑아낸 팀에 승리가 돌아갈 것으로 양감독은 전망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지난 23일 2차전에서 단3안타로 눌린 윤학길(윤학길)이 나올경우 초반에 어느정도 공략할수 있는가에 승부를 걸고 있다.
또 롯데 강병철(강병철) 감독은 『다이긴 경기를 번트실패와 신인선수들의 실책으로 놓쳐 아쉽다』 면서 최종대결에 문학길등 투수들을 총동원, 삼성타격을 철저히 봉쇄해 승리를 따내고 말겠다는 각오를 피력하고 있다.
롯데는 이번 2, 3차전에서 초반 상대선발투수 강습작전이 성공, 경기를 주도해 왔다.
이에 따라 최종 재대결에서도 롯데는 초반 공략을, 삼성은 선발투수의 초반호투에 승부를 거는 양상이 될 것이다.

<김성길-박동희 역투>
한편 25일 벌어진 3차전은 근래에 보기드문 명승부를 연출, 야구팬들을 매료시켰다.
이날 삼성은 1회초 선발 성준 (성준) 이 롯데 4번 김민호(김민호)에게 중월 2점홈런을 허용하자 재일동포 사이드암 투수 김성길 (김성길) 을 곧바로 투입, 불을 껐다.
1차전에서 승리를 낚아챘던 김성길은 이날 날카로운 변화구와 몸쪽 역회전 볼로 상승세의 롯데 타선을 상대로 12이닝동안 1백80구를, 던져 9안타 1실점으로 막아 낭떠러지에 몰린 삼성을 구했다.
일본프로 (한큐) 에서 잔뼈가 굵은 김성길은 8회초 롯데의 대타 조성옥(조성옥) 에게 우월동점홈런을 허용하며 삐끗했으나 놀라운 노장의 투혼으로 13회까지 버뗘나갔다. 삼성의 유중일 (유중일) 은 1회말 1점홈런을 터뜨려 3게임 연속홈런으로 포스트시즌 신기록을 세우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수훈갑이 됐다.
한편 롯데는 국내 최고투수 선동렬(선동렬·해태)에 버금가는 스피드를 지닌 박동희(박동희)가 3회말 구원등판, 삼성의 38타자를 맞아 10과3분의1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15개틀 기록, 지난 89년 선이 플레이오프전에서 작성한 포스트시즌 최다탈삼진기록 (14개) 을 넘어섰다.
박은 이날 3회말 주자3루에 두고 보크를 범해 1점을 헌납,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4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는 안정된 컨트롤과 1백50km에 가까운 불같은 직구로 삼성타자들을 농락했다.
박은 6회말 삼성3번 신경식 (신경식) 에게 좌중월2루타를 허용, 1실점했지만 13회까지 올시즈트혀 가장 뛰어난 피칭을 보였다.
▲김성길투수=87년 한국프로 무대에 진출한 이래 두번째로 많은 이닝을 던졌다. 슬라이더를 위주로 한 변화구로 상대타자를 범타로 유도했다. 8회초 조성옥에게 맞은 홈런은 슬라이더가 회전하지 않고 직구처럼 들어간 실투였다. 한국선수들이 일본선수보다 변화구에 약한 것 같다.
오는 11월의 한일슈퍼게임에 출전하는게 꿈이다.
▲박동희투수=보크로 인해 1점을 내줘 선발 김태형(김태형)을 비롯한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4구를 1개도 허용하지 않았듯이 오늘따라 던지는 공이 마음먹은대로 꽂혀주었다. 이길수 있는 경기를 놓쳐 아쉽다. 변화구의 스피드를 높여 선배 선동렬을 압도할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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